정치
尹 나토 회의 참가 앞두고…中 "나토, 아태 지역 어지럽히지 말라"
입력 2022-06-24 09:46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중국이 이들 국가의 정상회의 참여에 반대하고 나서자 미국이 중국은 거부권이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는 나토 비회원국인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도 '아시아·태평양 파트너'로 참석한다.
중국 정부는 아태 지역 국가들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단호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아태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은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들어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아태 지역 국가들 간의 협력 모색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한국이 지난달 나토 사이버방위센터(CCDCOE)에 공식 가입한 것과 관련 중국 관영 매체는 역내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왕 대변인은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영향력 상승에 대한 대응을 논의키로 한 것에 대해서 "우리는 나토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대항을 선동하기를 그만두고, 중국에 대한 허위정보와 도발적 발언 유포를 중단하고, 신냉전 발발을 도모하지 않기를 촉구한다"며 "나토는 이미 유럽을 어지럽혔는데, 다시 아태 지역과 세계를 어지럽히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중국의 반응에 대해 미국은 한국 등 아태 지역 국가들의 나토 정상회의 참여를 거부할 권리가 중국에게는 없다며 정면으로 받아쳤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한국의 참여를 반대한다는 질의에 "중국은 한국이 무슨 회의에 참여할지에 관한 거부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이번 회의는 아시아판 나토에 관한 것이 아닐뿐더러, 나토는 대서양 연안 국가 간 안보 동맹이라며 "우리는 한국이 참여하는 것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보듯이 영토와 주권에 대한 같은 종류의 공격이 인도태평양에서도 일어날 수도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그는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이를 잘 안다. 그래서 한국이 그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는 점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中매체 "尹 나토 정상회의 참석, 우리 겨냥 아닌 국제 위상 높이려는 것"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가 기정사실화 되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닌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행동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 사회과학원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뤼차오의 말을 인용해 "나토를 이용해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려는 일본과 달리 한국이 나토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국제 문제 참여에서 한국의 위상과 힘을 강화하려는 상징적 희망에 가까운 것"이라며 "특히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것이 양국 관계가 부드럽게 순항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부대를 본격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도 전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연구원 동북아연구소장도 "아시아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회담은 미국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과 호주가 대화를 '중국 위협론'으로 이끌어갈 수도 있지만 한국과 뉴질랜드는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나토가 아시아에서 성공적으로 확장해 일본과 같은 국가를 회원국으로 포함해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쏭중핑 중국 군사전문가는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나토 회원가입을 원해도 나토 회원국 자격 제한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나토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으며 많은 나토 회원국은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을 잃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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