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반도체株 먹구름…목표주가도 이젠 '7만전자'
입력 2022-06-23 17:40  | 수정 2022-06-23 19:30
'대장주' 삼성전자가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썼다. 이달 들어서만 여덟 번째다. 부진이 길어지자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7만원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에 전 세계 경기 침체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회사의 고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0.35% 하락한 5만7400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2일(5만7400원) 이후 최저다. 장중 5만68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도 삼성전자를 22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49.79%까지 내려갔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팔고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4.84% 내렸다. SK하이닉스도 이달 들어 16.48% 하락했다.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에 더해 긴축 가속화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운 영향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 반도체와 휴대폰·가전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기대를 모았던 차세대 D램 DDR5는 인텔이 새로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출시를 미루면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스마트폰·가전 부문은 달러당 원화값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 기대와 달리 가격 전망이 하락으로 돌아섰고 출하량도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과 가전은 달러당 원화값 하락과 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이익률이 이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영업환경을 반영해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과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가운데 절반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7만원대를 제시했다. 이들 8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8만800원 수준이다.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올해는 '8만전자' 복귀가 최선이라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목표주가가 13만원(현대차증권·SK증권)까지 내려앉았다.
삼성전자의 사상 첫 영업이익 60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무색해지고 있다. △IBK투자증권(64조5960억원→56조4440억원) △신한금융투자(60조1330억원→58조4860억원) △유진투자증권(60조7000억원→58조3000억원) △현대차증권(63조3460억원→58조7080억원) △DB금융투자(63조5010억원→59조7270억원) 등은 기존 전망과 달리 '60조 클럽' 입성이 불발됐다고 예상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당분간 반등의 열쇠가 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의 비율)에서 경쟁사인 TSMC와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작다면서도 섣불리 '바닥론'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15배다. 6개월 전(12.94배)과 3개월 전(10.31배) 대비 대폭 낮아졌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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