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무차별 폭행에 사망케 한 태권도 유단자, 항소심서 집유 3년

1심과 항소심 모두 '폭행 혐의'만 인정…"사망은 피해자가 치료 거부했기 때문"
항소심서 형량 늘어…"과거 동종범죄 전력 많고 유족 용서 못 받았다"

지인을 무차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태권도 유단자가 항소심에서 더 높은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23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태권도 유단자인 A씨는 지난해 8월 14일 오후 8시 30분쯤 전주에 위치한 자택에서 지인 B씨와 술을 마시다 말다툼을 한 끝에 B씨를 발로 여러 차례 때렸습니다. 폭행당한 B씨는 일주일 후인 8월 21일 '외력에 의한 출혈성 저혈량 쇼크'로 숨졌습니다.

이에 검찰은 폭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A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와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치료를 거부해 7일 후 저혈량 쇼크로 사망하리라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을 것"이면서 상해 혐의만을 인정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상해 혐의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1심의 판결을 존중했으나, 형량에 있어서는 더 엄격한 잣대를 고수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횟수가 상당하고 그로 인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돼 상해의 정도가 절대 가볍지 않다"면서 "피고인이 과거에도 폭행과 상해 등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매우 많고 폭행죄로 약식 기소된 상황에서 이 사건에 이른 점, 유족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면서 양형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