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밖에 마련 못했냐"…신혼여행 중 신랑에 이별통보한 신부

자가가 아닌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했다는 이유로 신부가 신랑에게 신혼여행 가던 도중 헤어지자고 이별 통보를 한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끈다.
지난 22일 전파를 탄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다.
이날 '양소영 변호사 상담소'에서는 신혼여행 도중 이별통보를 받은 신랑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공개한 사연에 따르면 여자친구 B씨와 사귄지 8개월째에 A씨는 상견례를 하고 본격적으로 결혼을 추진했다.

부모의 도움을 받은 A씨는 아파트 전세를 마련했다.
이에 B씨는 A씨에게 "직장생활을 오래했는데 전세밖에 마련하지 못했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B씨는 "결혼을 미루자"고 했다. 하지만 B씨는 그의 부모와 A씨의 설득으로 결혼식을 치르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마지못해 결혼을 한 B씨의 불만은 오히려 커졌고 신혼여행 가는 비행기에서도 A씨와 대화를 거부했다.
신혼여행지에서도 B씨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혼자 쇼핑을 하고 늦은 밤 숙소에 왔다 다시 또 나갔다고 한다.
A씨는 신혼여행 기간 B씨를 달래려 했으나 연락을 모두 차단했단다.
B씨는 신혼여행 도중에 혼자 한국으로 귀국했다.
또 그는 A씨에게 "헤어지자"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A씨는 "내가 B씨를 상대로 뭘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최지현 변호사는 이와 관련 "A씨는 상대방에게 사실혼 부당파기에 대한 손해배상과 원상 회복 청구라는 소송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부부 공동생활까지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혼이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B씨가 유책 당사자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연에 대해 법원은 "아내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 남편의 경제력이나 성격으로 인해서 혼인할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스스로 결정해 결혼했는데도, 혼인 관계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의무를 저버리고 갈등 해결을 위한 길을 봉쇄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아내에게 사실혼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 사연같이 단기간에 혼인이 파탄된 경우에는 법원이 '혼인 불성립'으로 간주한다. 이 경우 유책 배우자가 아닌 배우자는 결혼식 준비 비용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신혼집 전세금 혹은 예단·예물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