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늘길 열렸지만…항공株, 날개 못 펴네
입력 2022-06-22 17:46  | 수정 2022-06-22 19:30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받았던 항공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항공사들이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주는 지난 8일 인천공항 국제선 규제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2개월 만에 전면 해제되면서 주가 상승 기대를 받았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여행객도 국내 입국 시 7일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게 정책이 바뀌었고, 지난 10일에는 일본이 2년2개월 만에 외국인 단체관광객 입국을 허용하면서 기대감이 더 커졌다. 5월 국제선 여객도 전월 대비 45% 급증했다.
하지만 주가는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이용객 증가에 따른 어닝 서프라이즈 예상에도 불구하고 22일 종가 기준 2만4900원으로 리오프닝 기대감이 커졌던 지난 4월 초에 비해 22.67% 급락했다. 2020년 6월 코로나19 타격에 따른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발행한 CB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앞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13일 보유한 3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두 은행이 전환을 통해 보유하게 된 주식 수는 총 2039만9836주로 전체 주식의 약 5.87%에 해당한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돼 주가는 하락한다. 전환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물량 출회 가능성) 우려도 대한항공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유상증자가 악재로 작용했다. 에어부산 주가는 지난 2일 2001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이 발표된 후 급락했다. 에어부산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1435원으로 공시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대비 34.62% 하락했다. 지난 4월 1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티웨이항공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상증자 역시 기존 투자자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채를 지고 있는 항공사들이 CB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 후에도 부담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부채비율이 올 1분기 말 기준 1431%로 작년 12월 말 대비 두 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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