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집값 거품이 심한 나라는 뉴질랜드라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은 조사대상 국가들중 17위로, 18위인 일본을 앞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주요국들의 집값 거품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세계 경제가 높은 물가 상승, 주식시장의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싸우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위협인 거대한 주택 거품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함에 따라 치솟는 차입 비용에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이 한계에 다달았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를 토대로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임대수익 대비 주택가격 비율, 실질·명목 집값 상승률, 대출 증가율 등 5개 항목으로 주요 30개국의 집값 거품 정도를 평가했다.
조사 대상국 중 뉴질랜드는 집값 거품 1위를 차지했다.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143.9로 장기 평균치의 1.5배였고, 임대수익 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156.8이었다. 명목 집값 상승률은 23.1%였다. 호주, 캐나다, 미국, 독일, 스웨덴, 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이 100.4로 17위였다. 일본은 18위로 뒤를 이었다. 이번 순위 평가에는 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 일본만 포함됐다. 집값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순위를 평가한 이코노미스트 니라즈 샤는 "글로벌 긴축정책이 동시에 이뤄지면 가격이 급락할 위험은 분명히 더 크다"면서 "차입비용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중대한 시험대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세계 50곳 이상의 중앙은행들이 올해 한꺼번에 최소 0.5%포인트 이상의 금리를 인상했다. 향후 더 많은 인상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1994년 이후 가장 큰 폭인 0.7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S&P는 명목GDP 대신 가계신용 위험, 가계부채 증가율, 집값 상승 속도 등을 근거로의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집값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2008년처럼 주택 거품이 붕괴할 것 같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출 기관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가계 저축이 건조하고 많은 나라들이 여전히 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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