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 몸무게 27kg 늘었다"…부정선거 공모자 몰린 여성 생생증언

2020년 미국 대선 패배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벌인 지난해 1·6 연방의사당 폭동의 진상규명을 하는 4차 공개 청문회가 21일(현지시간)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이를 뒤집기 위해 경합주 고위 당국자와 의원들을 대상으로 어떤 압력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지 주요 언론에 따르면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이 근거 없으며 이를 막기 위해 맞섰다고 말했다. 이들 증인 중에는 심지어 공화당 소속 인사들도 있었다.
일부 증인들은 트럼프 측 지지자들로부터 각종 폭언은 물론 위협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대선 이후 어느 일요일 교회를 다녀온 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전화 한통을 받았다는 공화당 소속 러스티 바우어스 애리조나주 하원 의장은 그가 친트럼프 선거인단으로 교체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에도 이같은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측이 부정선거 증거를 결코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그에게 "우리는 많은 이론이 있지만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줄리아니로부터 선거인단 교체에 대한 전화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는 브라이언 커틀러 펜실베이니아주 하원 의장도 이후에도 계속 요구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1·6특위는 이날 선거인단 바꿔치기를 시도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가짜 선거인단까지 실제 준비했던 주가 7곳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박빙 끝에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로 끝난 조지아주의 경우 국무장관을 상대로 집요하고 전방위적인 압박도 있었다고 했다.
브래드 래펜스버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승리를 뒤집을 수 있는 "1만1780표를 찾아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세번이나 확인 끝에 바이든 대통령이 1만1799표차로 이긴 곳이다.
그는 모든 의혹을 조사했고 잘못된 점이 없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무능하다고 몰아붙였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는 조지아주 선거사무원으로 일했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정선거 공모자로 비난을 받은 한 모녀의 증언이 소개됐다.
엄마는 "연방수사국(FBI)이 집에 있으면 안전하지 않다고 알려줘 두 달간 숨어지냈다"며 "홈리스 처럼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트럼프로 시작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나와 내 딸을 희생양으로 삼으면서 안전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렸다"고 호소했다.
딸은 "선거 이후 무력함을 느꼈다"며 "몸무게가 27kg 늘었다"고 했다. 이어 "아무도 나를 알기 원치 않기 때문에 명함 주는 것도 멈췄다"고 덧붙였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