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열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주 소비자층으로 떠오른 2030 세대의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10대 청소년 등 신규 소비자의 유입도 목표로 하는 분위기다.
21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지난달 '토이캔디(Toy Candy)'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128.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시장 규모가 2.5배가량 급성장한 것인데 같은 기간 일반 캔디 매출이 15.4% 늘어난 것과 견주면 8배가 큰 신장률이다.
눈여겨볼 점은 토이캔디를 산 소비자 중 10대와 20대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토이캔디를 구매한 이 가운데 10대는 14.9%, 20대는 26.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2%포인트, 7.4%포인트 각각 늘었다.
'토이캔디'는 사탕이나 초콜릿류 제품 안에 열쇠고리나 오뚝이 등 캐릭터 장난감이 무작위로 들어있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어린이 장난감으로 치부됐지만, 포켓몬빵의 '띠부씰(떼었다 붙일 수 있는 스티커)' 열풍과 더불어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는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U는 SPC삼립이 지난 2월 말 포켓몬빵을 출시한 뒤 3월부터 '띠부씰' 열풍이 본격화했고, 여기에 CU가 4월에 선보인 오뚝이 캔디 시리즈가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영유아를 겨냥했던 상품이 2030 사이에서도 화제라는 것이다.
편의점 GS25가 선보인 메이플스토리 빵. [사진 제공 = GS리테일]
실제로 소비자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는 CU의 오뚜기 토이캔디 상품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 수요가 생산량을 초과할 정도여서 현재 일부 품목은 점포당 최대 주문 수량이 1세트로 제한된 상태다.식품업계에서는 각종 만화나 게임 등과 연계해 출시한 캐릭터 상품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하는 비결이라는 평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소비자는 물론, 2030 소비자의 향수까지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GS25가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연계해 출시한 캐릭터빵(일명 메이플빵)도 최근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첫날인 이달 17일 초도물량 10만개가 매진됐고, 18일부터 일일 최대 발주 물량인 5만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21일 입고물량까지 더하면 30만개가 발주됐다.
업계에서는 메이플빵 역시 포켓몬빵과 마찬가지로 20대와 30대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포켓몬빵이 띠부씰로 화제가 됐다면, 메이플빵은 '스탬프' 적립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소비자가 빵을 사면서 GS25의 애플리케이션(앱) '나만의냉장고'의 QR을 제시하면 스탬프 1개를 받을 수 있다. 이 스탬프를 모으면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아이템, 또는 각종 굿즈와 교환이 가능하다.
반면 빙그레의 경우 자사 유튜브 채널 '빙그레컴퍼니'에서 만화, 애니메이션 등 각종 영상을 선보이며 구매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대신, 상품과 연계한 재밌는 콘텐츠를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리는 식이다. 채널 구독자 수만 해도 12만명에 달한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