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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보다 자신감"…'안나', 수지의 두 얼굴을 만나다[MK현장]
입력 2022-06-21 12:36 
'안나' 정은채, 수지, 김준한, 박예영, 사진|유용석 기자
배우 수지가 기존 이미지와 180도 달라진 '안나'를 만나 연기 인생 전환점을 맞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ANNA, 각본·감독 이주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 공효진 출연작 '싱글라이더'(2017)를 통해 연출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주요 출연진인 수지, 정은채, 김준한, 박예영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계기 및 참여 소감 등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수지는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대본을 보며 미묘한 기분이 많이 들었다. 유미가 굉장히 안쓰럽고 묘하게 공감이 가고, 잘 한 것 하나 없는 유미지만 응원하게 되더라. '저 거짓말들이 안 들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조마조마하며 끝까지 응원하는 마음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보다도 더 컸던 건, 이 인물을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배우로서 한번쯤은 도전해볼만한 인물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은채는 "글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10대부터 30대까지 한 여성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긴 호흡이 굉장히 짜릿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안나뿐 아니라 지원, 현주 등 입체적인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 모습을 나도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김준한은 "굉장히, 안나에게 거울과 같이 보여지는 여러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이 보여진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여러 모습 중 나도 어딘가에 속해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 보시는 분들도 보시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안나' 수지. 사진|유용석 기자
수지는 극중 사소한 거짓말로 거짓된 삶을 살게 된 유미(안나) 역을 맡았다. 수지는 "안나로 살아간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어떤 극도의 불안감이 시달리면서, 나는 못 견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힘들게 산다는 생각을 하며 안나가 안쓰럽기도 하고, 왜 이런 것들을 견디면서 살까. 연기하면서도 부질없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오는데 한번씩 나도 왔던 것 같다. 참 힘들게 사는구나 하면서 보내왔다"고 말했다.
안나 역을 연기하기 위해 신경쓴 부분은 무엇일까. 수지는 "유미에서 안나로 되어가는 과정의 심리변화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학창시절의 밝았던 유미, 위축된 유미, 안나가 된 이후에는 목표가 확실해져서 눈빛이나 제스처에 변화가 생긴 점을 신경썼다"고 말했다. 또 캐릭터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심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첫 단독 주연으로서 갖는 책임감과 부담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수지는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설레기도 했지만 부담감도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대부터 30대 후반까지 이걸 잘 해낼 수 있을까. 이 인물을 잘 연기해낼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있었는데, 유미의 '마음 먹은 건 다 한다'는 대사처럼,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묘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나' 정은채. 사진|유용석 기자
정은채는 극중 인물 현주에 대해 "안나와는 굉장히 상반되는 캐릭터다. 태생부터 많은 걸 가지고 태어난, 소위 우월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편안하고 즐겁고, 마냥 행복한 인물이다. 초반에는 굉장히 해맑고 티없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정은채는 "(현주의) 악의 없는 모습에 끌렸다. 보통 악역이라면 작정하고 주인공을 괴롭히는데, 현주는 본인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악의없이 한 행동, 상황이 상대에게 박탈감을 주거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기존 봐왔던 악역이 아니겠구나, 그렇다면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현주 역을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레퍼런스는 전혀 없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의도하고 연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평소에 맑디 맑고 해맑은 너의 모습으로 이 사람을 대하면 거기서 더 진짜같은 감정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극중 안나와 현주가 보여주는 패션도 큰 볼거리다. 수지는 "나도 저렇게 많이 입었을 줄은 몰랐는데, 고등학생 때부터 교복도 입고, 아르바이트 유니폼들 그리고 안나가 된 뒤로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었다. 유미와 안나가 스타일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그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화려한 비주얼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 말했다.
'안나' 수지, 정은채. 사진|유용석 기자
정은채는 "'안나'에서는 의상이 성격을 처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수단일 수도 있다. 안나와는 굉장히 대조되는 자유분방하고 틀에 갇히지 않은? 예를 들면 TPO와는 전혀 관계 없는, 내 마음대로 입는다. 질감이나, 채도가 높은 옷을 많이 입었다"고 말했다.
촬영장 분위기도 언급했다. 수지는 "정말 행복하게 촬영했다. 세 분 다 촬영을 했는데, 나는 현주와는 일방적인 관계여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거의 없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대화도 많이 하고 행복하게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굉장히 고민도 많이 나눴고, (김준한)오빠가 극중 인물과는 다르게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재미있게 했다. 예영언니와는 지원이가 유미에게 유일한 믿는 존재인데, 실제로도 언니와 많이 친해져서 웃으면서 촬영했다. 카메라 안에도 그 진정성이 잘 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은채 역시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사적으로 자리를 많이 했다. 감독님 중심으로 다같이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나눠서 서로를 애정하는 관계로 발전시켰고, 덕분에 편안한 현장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세 명의 배우들은 수지와 함께 호흡한 소감도 전했다. 정은채는 "내가 알던 수지는 굉장히 컬러풀하고 밝고 건강한 이미지였는데 잿빛의 흑화된 수지가 인상적이었고, 안나 그 자체더라. 연기할 때 스파크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한 앵글에서 너무나 다른 호흡을 가진 아우라를 가진 두 사람이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안나' 김준한. 사진|유용석 기자
박예영은 "둘이 잘 맞는 지점들이 많았다. 연기할 때 외에도 대화를 많이 나눴고, 연기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즐겁게 많이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지 배우에게 새롭게 느낀 점은, 그동안 느껴왔던 수지는 비타민 같고 통통 튀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는데 굉장히 저음의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수지의 원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리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준한은 극중 안나(수지 분)와의 웨딩사진이 공개된 일후 지인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준한은 "그렇게 많은 문자 받아본 건 처음이었다. 현장에서는 웃으며 촬영했던 것 같다. 좋은 장면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나'는 거짓말로 인생을 바꾼다는 설정에서 리플리 증후군 소재 드라마로도 비춰진다. 때문에 드라마 '미스 리플리'나 영화 '화차' 등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에 대해 수지는 "'안나'가 완벽하게 리플리 증후군이고 하기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플리 증후군은 정말 자신이 안나가 된 걸 믿어가며 살아가며 스스로 믿어버리는 건데, 유미는 안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 유미의 불안감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나' 박예영. 사진|유용석 기자
수지는 "유미의 변화 과정이 잘 보이는 점이 다른 점인 것 같다. 아무래도 평범한 학생에서 아예 다른 인물로 변해가는 점이 차별화된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나'는 24일 오후 8시 공개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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