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편의점 11군데 돌았는데 없다…포켓몬빵 이겼다는 이 빵 [MZ 소비일지]
입력 2022-06-21 08:32  | 수정 2022-06-21 12:18
연세우유 초코생크림빵을 반으로 가른 모습. [사진 = 배윤경 기자]

"그 빵 찾는 사람이 도대체 오늘만 몇이야. 어제부터 그 빵 없었어요. 발주 제한 걸려서 이따 저녁에도 얼만큼 들어올 수 있을지 몰라요. 예약하고 가겠단 사람도 있었어요."
지난 20일 오후 2시께. 강남역 인근 편의점 CU만 벌써 세 군데를 돌았지만 요새 '핫'하다는 '연세우유 우유생크림빵(이하 연세크림빵)'은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전일에 이어 이날도 허탕을 칠 듯 하자 더운 날씨만큼 눈앞이 아찔해졌다. 전날엔 강남 일대 여덟 군데의 편의점을 돌아 겨우 같은 제품군인 '연세우유 초코생크림빵(이하 연세초코크림빵)'을 하나 구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직원 40대 A씨는 "애들이 난리길래 남으면 나도 하나 사서 들어갈까(퇴근할까) 했는데 며칠째 구하질 못하고 있다"며 "들어오면 몇 시간 내 다 팔려 버린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낮기온은 33도. 높은 기온 뿐 아니라 습한 날씨 탓에 도저히 생크림빵이 입에 맞을 거 같지 않았다. 평소 '빵순이'라기 보단 '면순이'에 가까운 입맛도 심드렁한 기분에 한몫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어렵게 구한 연세크림빵을 한 입 베어문 순간 신드롬에 가깝다는 인기가 이해가 됐다. "이걸 편의점에서 판다고?"
지난 19일 편의점에 한 개만 남아 있던 연세우유 초코생크림빵. [사진 = 배윤경 기자]
생크림빵의 묘미는 생크림이다. 우유의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살아 있을수록 맛있다고 느끼고 쉽게 질리지 않는다. 묘하게 비리거나 느끼한 맛이 나면 금세 질려버리기 쉽다.
식감도 중요하다. 크림이 다소 미끌거리거나 입 안 잔여감이 크다면 '옛날 맛'인 느낌이다. 풍미가 깊으면서도 입에서 부드럽게 잘 녹아야 고급 크림빵의 느낌을 준다.
연세우유빵은 꾸덕하기보단 가벼운 우유생크림의 맛을 잘 살렸다. 냉장식품으로 나온데다 우유맛이 강한 크림이 빵 중량의 80%에 달해 한입 가득 베어물었을 때 순간적으로 시원한 느낌마저 든다. 어느 쪽을 먹어도 크림이 한가득이라 크림빵을 제대로 먹는 기분이 난다. 일본에서 넘어와 한 때 국내에서 인기를 끈 생크림 롤 케이크 '도지마롤'과도 닮았다.
쫀득한 듯하면서도 부드럽고 촉촉해 크림과 잘 녹아드는 빵 부분도 생크림과 식감이 잘 어울린다. 연세초코크림빵의 경우 연세크림빵보다 더 달지만 초코칩이 안에 들어 있어 중간중간 씹는 맛이 더해졌기 때문에 느끼함도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흰 우유와 잘 맞았다.
연세크림빵시리즈 [사진 출처 = BGF리테일]
연세크림빵은 편의점 CU가 연세우유와 손잡고 지난 2월 출시한 빵류 디저트다. 전문 베이커리 못지 않은 맛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우유, 단팥, 초코, 멜론맛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지만 여전히 구하기가 쉽지 않다. 밀려드는 주문에 이번주 발주 제한까지 걸렸다. 신제품인 멜론생크림빵은 다음주까지 발주가 어렵다는 게 편의점 측의 설명이다.
출시 직후부터 CU 디저트 상품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연세크림빵은 CU 디저트 매출 비중 절반을 넘었다. 현재 CU에서 판매하는 디저트 상품이 40여 가지인데, 신제품인 멜론맛을 제외한 우유, 단팥, 초코 맛 단 세 가지 상품이 전체 매출의 53.7%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포켓몬빵의 수급 문제 탓도 있긴 하지만 포켓몬빵보다 매출이 1.5배 높다.
가격은 우유·단팥 각 2600원, 초코 2700원, 멜론 2900원으로, 최근 밀가루 대란 등을 감안하면 130g대 중량에 크게 높은 가격 수준은 아니다. 다만 개당 400kcal가 넘어 고열량 제품인데다 크림 맛이 강해 한 번에 한 개 이상 먹긴 쉽지 않다. 생크림을 내세웠지만 연세크림빵 기준 식물성 크림과 가공유 크림이 대부분으로 연세우유 함량은 3.31%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해당 상품기획자는 3개월 동안 이 제품 출시에만 매달렸다. 대기업보단 중소기업과 협력해 레시피 개발에 나서면서 수작업이 가능했다. 품질 유지를 위해 생산라인에 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멜론생크림빵은 품귀 현상에도 출시 초기엔 생산량 조정을 통해 품질 안정화를 진행한 후 차츰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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