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20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1990년대생 행정관이 "1990년대생의 눈으로 볼 때 청년이라는 용어는 허상에 가깝다"고 일침을 가했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수석비서관 회의서 발언에 나선 행정관은 1991년생으로 서울시의원을 거쳐 대선 과정에서 홍준표 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낸 여명 행정관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 행정관은 현재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1990년대생 행정관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것도 파격적이지만, 발언 내용 자체가 대통령을 비롯한 50~60대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라서 더 주목된다.
여 행정관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른바 MZ세대다운 거침없는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 행정관이 상세한 보고를 했는데, 1990년대생의 눈으로 볼 때 청년이라는 용어가 허상에 가깝다고 했다"면서 "지금 청년 문제라고 하는게 20대 여대생, 군필 취업준비생, 40대 직장남성 등이 모두 청년이라는 한 카테고리에 묶여있는데, 그런 식의 접근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참석자들이 이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여 행정관은 매일경제 통화에서 제가 청년 전문가가 아닌데 왜 발표를 하라고 했을까 고민했고, 그런 차원에서 발표를 했다”면서 소위 MZ세대라는 층이 부모 세대와 비슷한 아날로그 교육을 받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던져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교육의 수준은 부모 세대가 받은 것과 대동소이한데,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이 특히 공감해 준 포인트는 현재 교육이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이나 능력을 키우는 것보다 꿈 같은 얘기만 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경제 현실을 알게 해주는 실물 교육을 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렸고, 공감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MZ세대의 최대 화두는 공정 맞다. 그러나 이 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특별히 더 공정한 세대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무한 경쟁 속에 몰아넣어진 세대의 바람은 경쟁을 해도 좋으니 공정해야 하고, 최소한 국가가 나서 공정의 시스템을 파괴하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자행한 공정의 시스템 파괴 사례로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채용,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불공정 입시 및 채용 사태, 평창 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비인기종목인 여자 하키팀을 희생시킨 사례 등을 들기도 했다.
여 행정관은 홍준표 당시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내며 경쟁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도 거침없는 직격탄을 날린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홍 당시 예비후보가 대선 경선 결과에 승복한 후 여 행정관 역시 윤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며 활발한 선거운동을 해왔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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