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낭자...다 죽을 뻔" 이근 공개한 우크라 전쟁 작전 영상

우크라이나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 귀국한 해군특수전전단 전 대위 이근(38)이 생사가 오간 아찔한 순간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근은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록실;에 "한국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근이 전투에 참여한 당시 의용군 대원들과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팀원 중 한 명이 머리에 부상을 당해 피를 흘리는 모습, 차가 고장나 다른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근과 동료들은 "적이 폭탄을 투하해 총이 박살났다", "거기 계속 있었으면 우리 다 죽었다", "우리 운이 좋았다"며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근이 참전 당시 아찔한 상황을 들려줬다. 사진| 이근 유튜브

또 이근이 우크라이나에서 구호 활동 중인 유튜버 송솔나무와 인터뷰를 진행한 모습도 공개됐다. 입국 전 우크라이나에서 촬영된 이 영상에는 이근이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근은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괜찮다. 이 정도면 몇 개월 뒤에는 회복할 것 같다"면서 "워낙 특수부대 출신들이 전투와 훈련으로 다친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 다쳤다고 평생 이 직업을 계속 못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정신력과 체력으로 보완하면서 치료한다"고 말했다. "(완치까지) 3개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은 우크라 참전을 알린 뒤 '폴란드에 있었다', '안전지대에서 유튜브를 촬영하고 있다' 등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 귀국하는 심정을 묻자 그는 "사실 아쉬운 점도 있다. 여기 와서 정말 많은 걸 하고 싶었다. 아직 전쟁이 아직 안 끝나지 않았냐.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지만 보람을 느낀 건 사실이다. 저희 팀이 많은 성과를 냈다. 자랑스럽다. 다양한 임무를 했는데 한 명도 안 죽었다. 정말 다행이다. 죽을 뻔 한 경우가 많은데 그러고도 몇 시간 뒤에 다시 나간다는 게 다들 대단하더라"고 말했다.
이근은 또 "제가 부팀장, 다른 팀 팀장, 그리고 미국 레인저 출신까지 4명이 함께 어떤 지역에 정찰을 갔다. 그런데 도착한지 얼마 안되어서 폭격 당했다. 격납고 같은 천장이 두꺼운 곳인데 천장에 구멍이 뚫리고 바닥에 구멍이 뚫렸다. 몇 초 전까지 그 구멍이 있는 자리에 있었다. 이동해서 살 수 있었다"면서 "원래 우리는 죽었어야 한다. 폭발이 일어나고 충격파도 발생했다. 저도 충격파를 느꼈다. 충격파 때문에 격납고 밖으로 밀려났다. 전날 비가 와서 진흙처럼 돼 있었고 폭발이 땅 안에서 일어나 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목숨이 위험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이근은 부상 치료 때문에 귀국을 결심했다고 했다. 이근은 "보통 특수요원들은 다치면 말을 잘 안 한다. 괜히 말하면 치료를 받아야 하고 작전을 못 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무릎 쪽 부상이라 숨길 수가 없었다"며 "원거리 침투도 해야 하고 장기간 작전을 해야 한다. 쉽게 나을 수 있는 부상이 아니었다. 몇 개월 동안 집중적인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근은 지난 3월 초 우크라이나로 출국해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 소속으로 참전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여행 금지국가로 지정돼 정부는 이근을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근은 참전 중 무릎 부상을 입어 지난달 27일 귀국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0일 이근을 불러 조사한 뒤 15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근은 여권법 위반 등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특수전전단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38)씨처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외국인 의용병으로 참전했던 한국인이 13명에 달하며, 이중 4명이 숨졌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나왔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우크라이나 측 외국 용병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적자 13명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4명이 사망했고 8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났으며 1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