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없었다. 여성 80명이, 스위스 고산 정상에서 만든 세계기록이 나왔다. 그 기록에 한국의 배우 이시영이 스위스 홍보대사로 참여해, 여성 산악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스위스 관광청은 20일 스위스 남부 발레(Valais) 주에 있는 해발고도 4164m 브라이트호른 정상에 오른 전세계 80명의 여성 산악인들이 세상에서 가장 긴 인간 띠를 만들어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세계 기록에 참여한 80명의 여성 산악인들은 한국을 포함, 유럽, 미국, 이란, 인도, 남아공, 카자흐스탄, 에콰도르 등의 전 세계 25개국에서 참가했다.
이번 세계 기록 이벤트는 스위스정부관광청 주최'100% 우먼'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여성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취를 위한 도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인 셈이다.
여성 산악인들이 만든, 세계에서 가장 긴 인간띠. [사진 = 스위스관광청]
지난해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100% 우먼' 캠페인 진행을 발표한 만큼, 이번 행사는 특별히 여성을 위해 여성이 기획한 행사여서 의미가 더 깊다는 평가다.스위스 관광청은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일깨우고 더 큰 의미에서 모든 여성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기록을 세운 배우 이시영은 "여성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자리에 한국을 대표, 참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등반을 마쳤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원래 알라린호른 등반으로 예정되었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브라이트호른(Breithorn)으로 변경됐다.
이 행사에 스위스 대표 중 한 명으로 참가한 역사학자 마리-프랑스 헨드릭스(Marie-France Hendrikx)는 등반 성공 후 "여성들만 참가한 이번 모험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열정으로 가득 찬 체험이었다. 산악 스포츠의 역사는 이번 행사로 여성이 쓴 챕터 하나가 추가되며 더욱 풍성해졌다"고 평가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