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리인상기 강자 은행株 안보인다…대출자산 신용위험 부각
입력 2022-06-19 17:44  | 수정 2022-06-19 19:42
금리 인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 이상인 고위험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자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로 분류되던 은행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은행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9.81% 하락했다. 4대 금융지주의 주가 흐름도 좋지 않다. 은행주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은 이달 13.74% 떨어졌다. 신한지주(-6.97%), 하나금융지주(-13.94%), 우리금융지주(-8.39%)도 주가가 약세였다. 6월 외국인투자자들은 4대 금융지주 주식을 2341억원 순매도했다.
그동안 은행주는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로 평가됐다.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기대돼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연 환산 5% 이상의 배당수익률도 거둘 수 있어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자 은행주들의 금융 안정 리스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자연스레 대출 금리 또한 늘어나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적보다는 향후 경기 침체에 따른 금융 불안정 우려에 주가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DSR 70% 이상인 고위험 차주가 전체 대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했다. 특히 과다 채무 보유자는 원리금 상환 비중이 낮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향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찾아올 때는 차주의 채무 불이행 위험성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은행의 재무건전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주 투자와 관련해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 상품 수요가 늘어나자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4월 이후 본격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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