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수정 "구미 여아 사망사건, 범죄조직 가담 가능성 열어둬야"
입력 2022-06-18 16:13  | 수정 2022-09-16 17:05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여아 친모 석모(49)씨가 1심 선고 공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8월 17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3자나 조직 개입 가능성 제기
"온라인서 많이 일어나는 일…수사 범위 넓혀야" 조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초 경북 구미시의 한 빌라에서 세 살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된 이른바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에 대해 "모녀가 꾸민 일이라고만 보기엔 생각보다 그렇게 단순한 사건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교수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두 여성이 이 일을 저지르고 아이 하나를 사망에 이르게 한, 학대치사에 대한 형사책임만 지면 이 사건이 깨끗하게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아기를 인신매매하는 등 이런 범죄 조직까지도 가담했다는 가능성을 열어놔야 하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렇다. 아무래도 석 씨 딸 김모 씨(23)가 10대에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굉장히 포괄적으로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더군다나 온라인으로 요즘은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구미 지역만 조사한다고, 산부인과 인근 지역만으로 범행의 현장을 염두에 두는 게 적합한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며 수사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2월10일 3세 여아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처음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당초 아동학대 사건으로 알려졌으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모로 알려진 김모(23)씨가 사실은 숨진 여아의 언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습니다.

숨진 여아의 친모는 김씨의 어머니인 석모(49)씨로 밝혀졌습니다. 석씨는 아이를 바꿔치기 하고 시신을 은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 재판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석씨는 아이를 출산한 적이 없고, 바꿔치기 하지도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원심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이수정 교수는 "조사 당시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석 씨가 휴대폰으로 출산 앱, 셀프 출산 등을 검색했다는 게 확인됐다. 그래서 석 씨도 아이를 낳았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김 씨가 출산 후 병원에 일주일 이상 입원해 있었는데, 그때 영아 바꿔치기가 이뤄진 것 아닌지 추정하고 병원에서 특이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봤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일반적으로 아이 출생 이후 발목에 채우는 식별 띠지가 3일 정도 지났을 때 분리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아이 체중이 줄어든 흔적이 있다 보니까, 이런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출생 직후에 딸 김 씨를 돌보던 석 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한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석 씨가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확신하기에 의문점이 많다는 대법 판단에 대해서는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엄마 태반 내에 있는 물질들이 배설돼 체중이 약간 감소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이것이 아이가 바뀌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한 것"이라며 "석 씨가 식별 띠지를 벗기고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것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게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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