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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없인 아무것도 못해" 14살, 시지각·자기확신 부족이 원인('금쪽같은')[종합]
입력 2022-06-17 21:10 
엄마 없이는 간단한 주문부터 배달 결제, 버스 승하차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1 딸의 사연이 공개됐다.
17일 저녁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1 딸이 직접 신청한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영상 속 금쪽이는 엄마를 찾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엄마는 "매일 엄마만 찾지 않냐"며 아이를 타박하는 장면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금쪽 엄마는 "보통 사춘기엔 혼자 있고 싶어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고 혼자 있기를 무서워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 박사는 "청소년 시기는 독립심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이가 부모와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멀어지는 게 가능한 나이"라고 설명하며 금쪽이네 일상을 유심히 살펴보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금쪽이 부모님은 금쪽이에게 교복위치 등 신신당부를 하며 출근했다. 하지만 부모가 나간 후 금쪽이는 혼자 양치를 20분 넘게 하며 서성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교복 치마 위치를 물었고, 바로 앞에 두고도 찾지 못하는 모습으로 답답한 감정을 유발했다.
결국 금쪽이는 지각 위기로 학교까지 전력 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오후, 금쪽이는 하교 후 집에 와 늘 그렇듯 엄마를 찾았다. 금쪽이는 배달원에게 결제를 하라는 엄마의 간단한 부탁에도 "그걸 내가 어떻게 하냐. 그걸 나 혼자 어떻게 하냐"며 울먹였다.
이어 금쪽 엄마는 배달원에 결제해보는 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줘야 했다. 실제 배달원이 오자 금쪽이는 심하게 당황한 채 허둥지둥댔다. 또 배달원을 앞에 두고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추가로 공개된 영상에서 금쪽이는 친구들 앞에서도 다소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함께 빙수를 먹는 자리에서 금쪽이는 숟가락을 가만히 들고 멈춰버렸다. 금쪽이는 친하지 않은 친구가 잠시 자리를 떠나자 그제서야 빙수를 떠먹었다.
이후 친하지 않은 친구가 다시 자리에 돌아오자 그대로 얼음이 돼 멈췄고, 금쪽이는 생일을 묻는 친구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손가락을 접어 보였다.
이에 정형돈은 "이런 아이들을 몇 번 본 적 있다. 밖에서 입이 잘 안 떨어지는 친구들, 선택적 함구증을 저희가 몇 번 다루긴 했는데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고 했다. 그러자 오 박사는 "다들 학습 효과가 대단하다"며 뿌듯하게 정형돈을 바라봤다.
이어 금쪽이의 사촌 언니들이 집에 방문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금쪽이는 이전까지는 전혀 다르게 흥 넘치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놀라움을 안겼다.
오 박사는 "선택적 함구증 친구들을 보면 타인의 시선을 굉장히 신경쓰는 사람이 많다. 근데 금쪽이도 시선 받는 거에 굉장히 예민하다"며 입을 뗐다.
이어 "근데 이 아이는 시선이 너무 싫은 아이는 아니다. 빙수를 떠먹진 못해도 웃고 있고, 춤 출 때도 보면 주목받는 걸 마냥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선을 받고 싶어 하는 거다. 근데 문제는 다음 단계에서 자기가 할 줄 아는 게 없는 것"이라며 금쪽이의 문제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엄마는 딸에게 속상함을 폭발시켰다. 숙제도, 방 정리도 스스로 제대로 하지 못하는 딸이 "그럼 잘하는 딸을 만나든가"라며 불만을 토하자,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냐"고 토로했다.
이에 딸은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며 "학교에서 짝지어 노래 부르기를 했는데 아무도 나랑 짝 안 하려고 했다"고 울먹였다. 이에 금쪽 엄마는 "너만 짝이 없었냐"며 속상해 했고, 딸은 "다 짝이 있는데 나만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금쪽이는 버스 타는 것도 두려워 했다. 버스 카드 찍는 일조차 어려워 해 엄마가 대신 해줬고, 어디서 내리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오 박사는 금쪽이의 일상 생활을 지켜본 뒤 시지각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는 "시지각에 어려움 있어 보인다"며 "시각적, 공간적 정보 처리 능력이 미숙하니 일상 생활 속 어려움을 잘 처리해본 경험이 부족하다.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당황, 초조, 긴장하게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금쪽이는 음료수를 사오라는 엄마의 간단한 부탁도 "무섭다"며 거절했다. 금쪽이는 "거기 직원이 화내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또 음료 심부름을 가서는 동생이 금쪽이 대신 주문, 결제를 도맡아 했다.
또 금쪽이는 샤워를 하는 동안에도 동생이 바깥에 서 있어야 안심했다. 자는 동안에도 동생에게 밀착했고, 잠든 동생의 손을 잡아끌어 힘들게 했다.
오 박사는 자기 주도성, 자율성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자율성, 독립성과는 결이 다른 개념인 자기 확신이 너무 많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어떤 상황에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는 자기 가치관이 아예 없으니 세상의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하다는 것.
자기 확신이 낮은 원인은 무엇일까. 오 박사는 금쪽 부모에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먼저 물어봤다. 금쪽 엄마는 "저도 불안감이 되게 컸다. 어렸을 때 학교에 가면 항상 긴장하고 힘들었다. 그래서 저도 딸 대신 해줬던 게 많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오 박사는 엄마의 도움이 아이를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됐다고 판단했다. 금쪽이는 속마음 토크에서 "말을 잘 못한다. 혼자서 많은 걸 하고 싶은데 잘 안돼서 너무 답답하고 속상하다"며 진심을 고백했다.
금쪽이는 "두려워서다. 반응을 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은 20점 짜리 딸인 것 같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엄마 말 안 듣고 맨날 아기처럼 엄마 옆에 붙어다녀서 미안하다. 엄마가 없다면 나는 아무것도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새롬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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