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이 자치구별로 후보지 1곳씩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던 만큼 대다수 사업지는 각 지역에서 '핵심 입지'로 거론되는 곳들이다. 지난해 말 한강 이북에서는 사업 실현성이 낮은 중구와 광진구를 제외한 12개 자치구에서 후보지들이 1곳씩 선정됐다. 한강 이북은 4대문 안을 중심으로 서울 도심권이 형성돼 있는 만큼 '직주근접'을 희망하는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투자 유망 사업지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용산구 청파2구역과 마포구 공덕A구역, 종로구 창신·숭인 사업지 등 서울 도심권과 가까운 현장을 꼽았다. 이들 사업지는 도심 근처에 있어 입지적 가치가 높으면서도 개발 이후 교육 환경과 정주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다.
매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강 이북에서는 4명의 전문가가 용산구 청파2구역과 마포구 공덕A구역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두 사업지는 바로 맞붙어 있어 함께 개발이 진행되면 대단지 아파트촌을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곳 모두 교통과 교육 환경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용산구 청파2구역은 청파동1가 일대 8만3788㎡를 사업 대상으로 한다. 이곳은 2008년 뉴타운 개발 추진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금융위기와 용산 개발 좌초로 정비사업 추진이 흐지부지됐다. 이후 신축 지분 쪼개기로 인한 노후도 하락, 소유자 증가 등으로 정비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교통과 교육 환경은 청파2구역의 장점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역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한 데다 도심 입지에도 불구하고 초·중·고교가 붙어 있어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공덕동 11-24 일대 8만2320㎡를 사업 대상지로 하는 공덕A구역은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인접해 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효창공원이 있어 정주 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공덕A구역은 도심 업무시설 접근성이 좋고, 구역 위치에 따라 공덕역, 애오개역, 서울역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청파2구역과 공덕A구역을 모두 추천한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서울 도심 입지에 초·중·고교가 구역과 붙어 있어 우수한 학군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두 입지가 붙어 있기 때문에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두 곳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주변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용산공원 개장과 국제업무지구 추진에 따라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청파2구역은 그야말로 서울 중심 입지에 용산 개발 호재까지 기대가 가능하고, 공덕A구역은 청파2구역과 가까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도심 접근성이 워낙 훌륭한 곳들이기 때문에 완공되면 30평형대 아파트 기준 25억원가량은 무난하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이후 투자자들의 발길도 몰리고 있다. 마포구 A공인중개사 대표는 "공덕A구역은 대지 지분이 큰 물건이 많기 때문에 고액 투자 상담이, 청파2구역은 상대적으로 소액 투자자들이 많다"며 "근린생활시설이냐 주택이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편이지만 신통기획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을 때 3.3㎡당 매매가격이 7000만~80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인 데다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귀하다 보니 경매시장에서는 과열 조짐도 보인다. 지난 3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청파동 소재 55.1㎡짜리 빌라 지하 1층 물건이 감정가(2억5000만원)보다 3배가량 높은 7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준공 32년 차인 이 물건에는 대항력을 가진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8000만원도 묶여 있지만 응찰자가 무려 70명이나 몰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선택을 다음으로 많이 받은 곳은 종로구 창신·숭인동 사업지다. 지하철 6호선 창신역을 가운데 두고 창신동 23, 숭인동 56 일대 8만4354㎡가 사업 대상지다. 전문가들은 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인접 생활 인프라스트럭처와 어우러져 쾌적한 주거환경이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지역은 2010년 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2013년 구역이 해제되는 부침을 겪었다. 이후 2014년 지역 활성화 및 노후주거지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지정됐다.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은 2019년 모두 완료됐지만 주택 공급과 기반시설 등 물리적 환경 개선이 미흡하다는 주민 불만이 누적됐다.
도심에 위치해 입지적인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 이곳을 추천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역세권이면서 도심 업무지구에 위치해 개발 후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도심에 있지만 주변 환경이 쾌적한 것도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임 팀장도 "종로는 2017년 2500여 가구가 공급된 이후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았다"며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높다는 점도 창신·숭인동 사업지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창신·숭인동 사업지를 찾아 부동산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도시재생 1호 사업지에서 신통기획 대상지로 전환된 만큼 정책의 차별성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사업지라는 평가가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김 소장은 "창신·숭인동 사업지는 오 시장의 재개발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 동력이 다른 곳보다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결국 재개발이 답이라는 지역 여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도시 재정비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도가 높아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신·숭인동 사업지 역시 거래되는 물건이 극히 드물다. 지난해 말 이후 창신동 신통기획 후보지에서 매매 사례는 대지면적 28.2㎡인 빌라 물건이 5억원에 거래된 단 2건에 불과하다. 창신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후보지 쪽에서는 거래 가능한 물건이 없다"며 "찾는 사람이 있더라도 물건이 귀하다 보니 거래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자 유망 사업지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용산구 청파2구역과 마포구 공덕A구역, 종로구 창신·숭인 사업지 등 서울 도심권과 가까운 현장을 꼽았다. 이들 사업지는 도심 근처에 있어 입지적 가치가 높으면서도 개발 이후 교육 환경과 정주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다.
◆ 대통령실 이전으로 몸값 뛴 청파2·공덕A
매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강 이북에서는 4명의 전문가가 용산구 청파2구역과 마포구 공덕A구역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두 사업지는 바로 맞붙어 있어 함께 개발이 진행되면 대단지 아파트촌을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곳 모두 교통과 교육 환경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용산구 청파2구역은 청파동1가 일대 8만3788㎡를 사업 대상으로 한다. 이곳은 2008년 뉴타운 개발 추진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금융위기와 용산 개발 좌초로 정비사업 추진이 흐지부지됐다. 이후 신축 지분 쪼개기로 인한 노후도 하락, 소유자 증가 등으로 정비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교통과 교육 환경은 청파2구역의 장점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역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한 데다 도심 입지에도 불구하고 초·중·고교가 붙어 있어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공덕동 11-24 일대 8만2320㎡를 사업 대상지로 하는 공덕A구역은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인접해 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효창공원이 있어 정주 여건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공덕A구역은 도심 업무시설 접근성이 좋고, 구역 위치에 따라 공덕역, 애오개역, 서울역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청파2구역과 공덕A구역을 모두 추천한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서울 도심 입지에 초·중·고교가 구역과 붙어 있어 우수한 학군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두 입지가 붙어 있기 때문에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두 곳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주변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용산공원 개장과 국제업무지구 추진에 따라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청파2구역은 그야말로 서울 중심 입지에 용산 개발 호재까지 기대가 가능하고, 공덕A구역은 청파2구역과 가까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도심 접근성이 워낙 훌륭한 곳들이기 때문에 완공되면 30평형대 아파트 기준 25억원가량은 무난하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 이후 투자자들의 발길도 몰리고 있다. 마포구 A공인중개사 대표는 "공덕A구역은 대지 지분이 큰 물건이 많기 때문에 고액 투자 상담이, 청파2구역은 상대적으로 소액 투자자들이 많다"며 "근린생활시설이냐 주택이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편이지만 신통기획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을 때 3.3㎡당 매매가격이 7000만~80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인 데다 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귀하다 보니 경매시장에서는 과열 조짐도 보인다. 지난 3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청파동 소재 55.1㎡짜리 빌라 지하 1층 물건이 감정가(2억5000만원)보다 3배가량 높은 7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준공 32년 차인 이 물건에는 대항력을 가진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8000만원도 묶여 있지만 응찰자가 무려 70명이나 몰렸다.
◆ 오세훈 시장 직접 챙긴 종로구 창신·숭인동
부동산 전문가들의 선택을 다음으로 많이 받은 곳은 종로구 창신·숭인동 사업지다. 지하철 6호선 창신역을 가운데 두고 창신동 23, 숭인동 56 일대 8만4354㎡가 사업 대상지다. 전문가들은 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인접 생활 인프라스트럭처와 어우러져 쾌적한 주거환경이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지역은 2010년 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2013년 구역이 해제되는 부침을 겪었다. 이후 2014년 지역 활성화 및 노후주거지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지정됐다.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은 2019년 모두 완료됐지만 주택 공급과 기반시설 등 물리적 환경 개선이 미흡하다는 주민 불만이 누적됐다.
도심에 위치해 입지적인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 이곳을 추천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역세권이면서 도심 업무지구에 위치해 개발 후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도심에 있지만 주변 환경이 쾌적한 것도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임 팀장도 "종로는 2017년 2500여 가구가 공급된 이후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았다"며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높다는 점도 창신·숭인동 사업지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창신·숭인동 사업지를 찾아 부동산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도시재생 1호 사업지에서 신통기획 대상지로 전환된 만큼 정책의 차별성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사업지라는 평가가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김 소장은 "창신·숭인동 사업지는 오 시장의 재개발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 동력이 다른 곳보다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결국 재개발이 답이라는 지역 여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도시 재정비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도가 높아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신·숭인동 사업지 역시 거래되는 물건이 극히 드물다. 지난해 말 이후 창신동 신통기획 후보지에서 매매 사례는 대지면적 28.2㎡인 빌라 물건이 5억원에 거래된 단 2건에 불과하다. 창신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현재 후보지 쪽에서는 거래 가능한 물건이 없다"며 "찾는 사람이 있더라도 물건이 귀하다 보니 거래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