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중국 대학생들이 도시 대신 농촌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임금 등 처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하지만 도시의 역대급 취업경쟁을 피해 농촌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자리 대란으로 인한 민심 악화를 우려한 듯 "농촌 일자리가 더 만족도가 높다"며 청년들에게 농촌 일자리를 권하는 모습이다.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17일 "역대 최대 규모인 1076만명의 대학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올해 여름은 '가장 힘든 취업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중국 사회가 새로운 발전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용 동향도 변화하고 있다"며 "최근 대학 졸업생들이 대학 대신 농촌으로 귀향해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21년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중국 대학 졸업자의 70%가 소도시와 농촌에 취업했다. 또 졸업자의 60%가 중국 동부 해안 지역이 아닌 중서부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선전 등 주요 경제도시들은 동부 해안 지역에 몰려있으며 중서부 지역은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있는 상태다.
매체는 대표적인 예로 충칭시 남서정치법대를 졸업한 궈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궈씨는 대학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고웨스트(Go West)'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결국 시골에서 자신의 일자리를 찾았다. 궈씨는 "가끔은 사막과 초원을 건너야 하는 어려운 일을 해야 하지만 일이 즐겁고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궈씨의 수입은 연간 평균 3만 위안(4약 600만원) 수준이다. 대도시 일자리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궈씨는 시골의 물가를 고려하면 적은 금액은 아니라고 했다.
매체는 특히 대졸자들에게 작은 마을이나 덜 발달된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은 자기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일 뿐 아니라 노동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사회를 살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청년들에게 농촌 일자리를 적극 장려하기도 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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