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신체적 학대, 유기·방임 피해 심각"
경남 김해에서 양부모에게 학대받다가 스스로 경찰을 찾아갔던 초등학생이 양부모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때 정서적 학대로 아이의 뇌가 영구 손상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어제(16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지난달 해당 사건 공판을 맡은 경남 창원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김민정)에 전문가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의사회는 의견서를 통해 "피해 아동이 양부모로부터 당한 정서적, 신체적 학대와 유기·방임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고 명확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초등학교 4학년이던 A 군은 경남 김해 한 지구대에 찾아가 자신이 양부모에게 학대당했다고 신고했습니다. A 군은 경찰에게 "겨울에 찬물로 목욕을 시켰다", "양부모가 '너 같은 XX랑은 살 필요가 없다, 담벼락에 머리를 찧어라, 산에 올라가 절벽에서 뛰어내려라'라고 말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군은 출생과 동시에 입양돼 2020년부터 원룸에서 혼자 생활해왔습니다. A 군을 입양했던 양부모는 원룸에 카메라를 설치해 피해 아동의 일상을 감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해자들은 2017년과 2019년에도 아동학대 혐의를 받은 것이 밝혀졌습니다. 2017년 아동학대로 재판에 넘겨진 A 군 양모는 보호처분을 받았고 2019년에는 무혐의를 받았습니다. 무혐의 처분 당시 A 군은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해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의사회는 가해자들이 피해 아동에게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봤습니다. 가해자들이 내린 잘못된 지시를 피해 아동이 잘 따르면 라면을 끓여주는 등 보상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입니다. 즉 가해자들이 피해 아동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한 후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것입니다.
의사회는 가해자들의 반성과 처벌에 대해선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심각한 범죄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엄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를 가해자들로부터 영구적으로 분리하는 조치(파양 등)가 분명히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0일 양부모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