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살쪄서 교복 맞지 않아" 마약류 다이어트약 구매한 10대들 검거
입력 2022-06-17 11:18  | 수정 2022-09-15 12:05
SNS를 통한 식욕억제제 판매. / 사진=연합뉴스
검거된 59명 중 10대가 47명
거식증 동경하는 '프로아나(pro-ana)' 현상 유행해

마약류로 지정된 식욕억제제를 구매해 판매하거나 투약한 59명이 검거됐습니다.

어제(16일)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10∼30대 5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 중 판매자는 10∼30대 8명, 구매자는 10∼30대 51명이었습니다.

이들 중 10대는 총 47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구매자 51명 중 50명은 여성이었고 13세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검거된 이들은 올 3월 5일부터 4월 15일까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강원·경북 소재 병원에서 자기 또는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뒤 SNS를 통해 판매하거나 투약·구매·소지한 혐의를 받습니다. 학생들은 '살을 빼기 위해' 또는 '교복이 맞지 않아서' 등을 이유로 다이어트를 위해 효과가 강한 해당 약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SNS에서는 10~20대 사이에서 깡마른 몸 사진을 올리거나 거식증을 동경하는 '프로아나(pro-ana)' 현상이 유행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이러한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비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 / 사진=연합뉴스


이들이 취득한 약은 총 567정으로 경찰은 이 중 106정을 압수했습니다.

학생들이 구매한 약은 나비넥타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일명 '나비약'으로 불립니다.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비만 환자에게 단기간 처방하는 약이지만 중독성, 환각, 환청과 같은 부작용이 있고 오·남용 시 위험성이 심각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됐습니다.

해당 약은 만 16세 이하 청소년에겐 처방되지 않고 체지방 검사 등을 해야만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 중 판매한 이들은 제대로 검사받지 않거나 투약량을 넘겨 약을 처방받았고, 이에 경찰은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은 병원 2곳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렸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식욕억제제의 부작용과 오·남용 실태를 다룬 내용이 방송되었는데, 이때도 '나비약'이라 불리는 항정신성 식욕억제제의 부작용 실태가 전파를 타면서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에 접근하는 경우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경우라도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가정과 학교에서 마약류 오·남용 방지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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