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팅금액 500억…240곳 도박장 프로그램 공급 '본사' 덜미

【 앵커멘트 】
전국 도박장 업주들 사이에 이른바 '본사'로 불리면서 도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500억대 도박자금을 굴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제공한 프로그램을 받아 도박장을 운영하다 걸린 업주들만 240곳이 넘습니다.
이혁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월, 경찰이 경기도 화성의 한 주택가 도박장을 단속했습니다.

- "손 내려! 앉아! 가져와 앉아!"
- "휴대폰 꺼내놓으세요. 휴대폰 다 내려놔요."

그런데 경찰이 조사했더니 도박장 업주에게 도박 프로그램을 제공한 사람들이 따로 있었습니다.

일명 '본사'로 불리는 이들은 전자복권 당첨 결과를 이용하는 불법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한 뒤 전국 240여 곳 도박장에 프로그램과 아이디를 제공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9월부터 전국 도박장에서 거둬들인 베팅 금액만 500억 원이 넘었습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지난 4월 도박 프로그램 총 운영자로 활동한 40대 남성 A 씨 등 2명을 서울 송파구의 한 주택가에서 붙잡았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경찰이 싹 잡아갔더라고…. 이사 간 것 못 봤는데 그 집이 그 집이더라고요."

▶ 스탠딩 : 이혁재 / 기자
- "도박사이트 운영자를 특정해 검거에 성공한 경찰은 검거 현장에서 컴퓨터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단속을 피하려고 대포통장을 이용하고 수시로 사이트 도메인 주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주범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범죄수익금 중 2억 9백만 원을 추징 보전했습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도박사이트 업체) 사람들을 통해서 내부의 정보를 파악하는 노력도…. 단속하기 위해서는 여러 정부 부처와 관련 기관들이 함께 노력하는 다기관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경기남부경찰청은 게임장 업주 등 43명도 검거하고, 또 다른 범죄 관련 인물들을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전범수 기자·이준우 VJ
영상편집: 최형찬
그래픽: 박경희
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