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단번에 기준금리를 75b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강행한 가운데 코스피가 최근의 급락세를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증권가에선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단기 하락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는 한편 자이언트스텝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16일 유안타증권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우려감으로 하락한 국내 증시가 FOMC 이후 재료 소멸로 인해 추가 하락이 쉽지 않고, 기술적으로 단기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봤다.
간밤 연준은 14~15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종전의 연 0.75~1.00%에서 1.5~1.75%로 75bp(0.75%포인트) 올렸다. 40년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한 미국이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물가를 한번에 75bp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이란 초강수를 둔 것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낙폭이 컸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는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며 "또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과매도권에 도달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바닥을 찾아야 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피는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도 최근의 하락세로 1배를 하회한 상황인데, 한국거래소에서 제공하는 PBR 1배는 2540포인트 수준이란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금융위기나 미중 무역분쟁 등 예상치 못한 이슈로 패닉에 빠졌을 때 PBR 1배를 크게 하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PBR 1배를 위에서 중기 저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장기 하락세가 진행 중이므로 장기 바닥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지만 과거 패닉 국면과 같은 하락 국면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 가능 폭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 랠리를 펼친 바 있다. 간밤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1%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1.46%, 2.50% 급등했다. 이로써 지난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던 S&P500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다만 이번 FOMC의 자이언트 스텝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란 의구심도 제기된다. 결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논란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동요가 궁극적으로 진정되기 위해서는 물가 압력 둔화 신호가 가시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소위 미 연준이 통제할 수 없는 압력에는 자이언트 스텝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이번 자이언트 스텝으로의 전격적 전환이 미 연준의 정책 신뢰도에 큰 손상을 입혔기 때문에 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제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의 과제는 공격적인 금리인상 사이클에 진입한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물가 정점론을 만들어내 심각한 경기침체 리스크에서 벗어날지란 것이다. FOMC의 6월 수정 전망에서 보듯 GDP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1.7%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것은 미 연준도 소프트한 경기침체를 인정한 것이란 풀이다.
박 연구원은 "관건은 우크라이나 사태"라며 "아직은 여름철이라 다행이지만 가을에 진입하는 9월 FOMC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겨울철 에너지 대한 우려 등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통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혹은 늦어도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까지 우크라이나 사태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돼야 할 것"이라며 "자이언트 스텝이란 강한 매를 조기에 맞았지만 강한 매가 이어질지 아니면 강한 매가 약이 될지는 3 분기 중 확인해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는 지난주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금리 인상 공포이 커지며 1년 7개월만에 2500선을 내주는 등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수는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2447선까지 밀린 상황이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