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이트진로 화물차주 파업은 계속…'소주 품귀' 당분간 지속
입력 2022-06-15 17:24 
15일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운송료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밤 화물연대 총파업은 철회됐지만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는 사측과의 합의점에 이를 때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 제공 = 하이트진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가 지난 14일 국토교통부와 안전운임제 등을 둘러싼 협상을 타결하면서 파업을 철회했지만,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은 여전히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 출하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시중의 소주 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수양물류 소속 100여명의 화물차주들은 이날 오전부터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공장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이천공장 앞 도로 중 한 차선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간간이 가두 행진을 벌이는 등 제품 운송을 위해 오가는 차량의 출입을 방해하는 행위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현재까지 20차례 이상 파업 집회를 벌여왔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화물연대가 정부에 요구한 사안들과 별개로 기름값 급등에 따른 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와 관련해 하이트진로는 직접적인 대응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위탁 물류회사와 차주 간 계약에서 비롯된 문제로, 원사업자와 수급자 간 계약과 협의 과정에 개입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며 "운송료의 경우도 운송사 측에 유가연동제로 지불하고 있어 유류비 인상분은 이미 운송료에 반영이 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3개월 넘게 이어진 화물차주 파업으로 최근 소주 제품 운송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 2일에는 이천공장 내 소주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한때 제품 출하량이 평상시의 1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다른 운송사와의 계약을 통해 12일까지 이천·청주 공장의 누적 출고율을 평시 대비 60%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시중 재고는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곳곳에서 소주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현재 공장 물류센터에는 소주 물량을 직접 확보하기 위해 찾아온 도매상과 편의점 등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는 상황이다.
주점 등 외식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2개 단체로 이뤄진 '코로나19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지난 4월 특별 방역조치가 해제된 지 두 달도 안 돼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하루하루 국민과 중소상공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주류와 제조식품, 농축수산물이 출하되지 못해 제조사와 생산자는 물론 자영업자들까지 모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7일부터 이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제품 출하와 운송에 차질이 생겼던 오비맥주와 제주삼다수(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15일부터 물류가 정상화했다.
하이트진로와 마찬가지로 이번 총파업 이전부터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을 중심으로 파업이 진행됐던 제주삼다수 측은 지난 3월 말 화물차주 측 요구를 일부 수용해 운임료 인상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유류비 인상 폭이 커서 그 부분을 어느 정도 보전해 주기로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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