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통과

【 앵커멘트 】
우여곡절 끝에 새해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국회에 나가 있는 중계차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 기자 】
네, 국회입니다.

【 질문 】
내년도 예산안이 결국 국회에서 통과됐다죠?

【 기자 】
네, 저녁 8시부터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표결처리 결과 재석 177명 가운데, 찬성 174명, 반대 2명, 그리고 기권 1명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가결됐습니다.

표결은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의원들이 참여했고, 민주당은 여야 간 합의처리 원칙을 깨고 예산안을 단독처리한 데 대해 의장석 주위에서 항의하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민주당과 민노당 소속 의원들은 8시 본회의 시작 전부터 국회의장석을 둘러싸고, 플래카드 등을 치켜들며 예산안 처리 반대와 김형오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의 투표는 막지 않아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예산안이 통과되자 본회의장을 모두 빠져나가, 국회 로텐더 홀에서 예산안 통과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이후 김형오 국회의장은 9개 예산 관련 부수법안을 직권상정해 여당 의원만으로 '일사천리'로 통과됐습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예산안 통과는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고 국회법을 유린한 원천 무효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야당과 함께 법적 절차를 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새해 예산안이 연내에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는 간신히 모면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매년 연말에 벌어지는 예산안을 둘러싼 '홍역'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연되면서 또다시 오점을 남기게 됐습니다.

【 질문 】
본회의는 현재 산회 됐는데, 노동 관계법이 직권상정될 가능성이 있다죠?

【 기자 】
국회 본회의는 일단 산회 됐지만, 자정이 넘어서 본회의는 다시 소집될 예정입니다.

여기서는 국회의장이 심사기일을 지정하지 못했던 예산 부수법안 등을 다시 직권상정할 계획인데요.

특히, 연내 처리가 무산될 것으로 보이던 노동 관계법도 직권상정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김형오 의장은 그동안 예산안 관련 법안과는 달리 노조법은 직권상정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직권상정을 하지 않으면 물리적 충돌 끝에 환노위를 통과했던 이른바 '추미애 중재안'은 다시 환노위로 내려가 부칙을 수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또, 1월 1일부터 기존의 노조법이 시행되면 복수노조는 즉시 허용되고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은 전면 금지돼 현장의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점을 들어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이 김형오 의장을 만나, 직권상정을 마지막까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김 의장이 자신의 말을 뒤집더라도 효율적인 법집행을 이유로 내세우며 노조법 기습 상정에 나설 가능성이 시간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