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원자력 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차세대 원전사업 로드맵 전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현대건설은 최다 원전 건설과 한국형 대형원전 사업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및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전분야에 걸쳐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또 글로벌 톱티어 원전기업으로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및 협업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창립 75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발송한 기념 메시지를 통해 "당사는 국내·외 최고의 원전사업 선진사들과 협력해 총체적인 원자력 벨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창의와 도전의 DNA로 글로벌 1위의 '원전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하겠다"고 원전사업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1978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총 18기의 국내 원전사업을 수행했다. 2010년에는 UAE 바라카 원전(1~4호기)을 수주하며 한국형 원전의 해외 첫 수출을 일궈낸 바 있다.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수행하는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지난달 24일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글로벌 사업 협력 체결식 모습 [사진 = 현대건설]
지난달 24일에는 원자력 사업 분야 최고 기업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전략적 협약(Strategic 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AP1000 모델은 개량형 가압경수로 노형으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듈 방식을 적용해 기존 건설방식 대비 건설기간 단축도 가능하다.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한미 원전 협력을 통해 K원전사업 경쟁력 또한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Teaming Agreement)을 체결했다. SMR은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SMR-160 모델은 160MW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으로, 사막·극지와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범용 원전이다. 후쿠시마 사태, 테러 등과 같은 모든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쳐 안전성을 검증받았으며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전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됐다. 캐나다 원자력위원회(CNSC)의 원자로 설계 예비 인허가 1단계를 통과했으며, 미국 원자력위원회 (USNRC)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홀텍사와 소형모듈원전 개발 및 사업 협약식 모습 [사진 = 현대건설]
원전사업의 블루오션으로 일컬어지는 원전해체 분야에서도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홀텍사와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건설은 초기단계부터 전문 인력을 파견해 해체 사업 전반에 걸친 선진 기술을 축적할 예정이다.아울러 세계 최고의 원전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해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 종합연구개발 기관이다. 한국표준형원전 기술 구축, 핵연료 국산화, 연구용원자로 국산화, 방사성동위원소 기술 선진화 등 기술 자립을 통해 국가 산업 발전의 근간을 마련하고 원자력 시스템 수출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혁신적인 원자력 시스템 기술 개발과 안전한 원자력 이용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대형원전 시공 경험과 세계적인 원자력 에너지 기업들을 비롯해 국내 전문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기술 및 사업역량을 강화하며 차세대 원전사업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췄다"며 "앞으로 원전사업 다각화 및 핵심 원천 기술 확보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사업을 가속화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과 원자력 생태계 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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