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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1300원 붕괴 초읽기…"과도한 원화 변동성 경계를"
입력 2022-06-13 17:52  | 수정 2022-06-13 22:54
1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원화값 급락 뉴스가 표시된 가운데 한 직원이 전광판에 나타난 주가와 달러당 원화값을 살펴보고 있다. [김호영 기자]
◆ 커지는 S공포 ◆
미국발 긴축과 고물가 충격에 원화값이 날개 잃은 듯 추락하고 있다. 1290원 선 돌파는 초읽기에 들어갔고 단기적으로 1300원을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00원 선이 무너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 이후 12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원화값 하락은 수입물가를 자극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이는 다시 우리나라 금리 인상과 이를 통한 경기 위축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어 주목된다. 당국이 나서 원화값 하락 속도를 줄이고 있지만 글로벌 긴축 여파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종가 1268.9원보다 20.0원 낮은 1288.9원까지 급락하며 종가 기준 연저점 1288.6원(2022년 5월 12일)을 하회하고 장중 기준 연저점 1291.5원(2022년 5월 12일)을 위협했다. 외환당국은 이례적으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한국은행 국제국장 명의를 명기한 메시지를 내며 구두로 개입했다. 당국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시장 내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폭락하는 건 미국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금리 인상 등 긴축 우려가 커지는 탓이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산이 높은 수익률을 좇아 미국으로 옮겨 간다. 또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경기 침체 불안감이 고조되며 자금이 안전자산 등으로 이동하는 영향도 있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고 발표했다. 1981년 12월 8.9%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고 월가 전망치 8.3%도 상회했다. 이 때문에 물가 상승이 정점에 달했다는 이른바 '피크아웃' 기대감은 사라지고 더 강력한 긴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1300원 선 돌파가 시간문제라고 본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달러당 원화값의 심리적 지지선은 1300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이 강하게 나타나며 1300원 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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