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충격에 코스피 급락…2,400대까지 하락할 수도

13일 코스피, 2,510대까지 떨어지며 연저점 경신
'美 연준 긴축 기조'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 반영된 것으로 보여

미국 물가 충격과 그에 따른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는 오늘(13일) 2,510대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했습니다. 이러한 코스피 급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늘 14~15일 열리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코스피 추가 하락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오늘 11시 5분 코스피는 어제보다 71.58포인트(2.76%) 하락한 2,524.29입니다. 한때 3% 가까이 하락해 2,519.53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2일에 기록했던 기존의 연저점(2,546.80)을 뚫고 심리적 저항선으로 보는 2,500선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증시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2.35% 떨어진 6만2천30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습니다. 또한 네이버(-4.26%), 카카오(-3.87%), 카카오뱅크(-6.51%), 카카오페이(-8.70%) 등도 큰 폭으로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습니다.

이러한 국내 증시 급락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했던 미국 물가 쇼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8.6% 올랐는데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지난 3∼4월을 정점으로 물가 상승이 점점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다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언급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불안에 글로벌 증시가 부담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심리가 공포에 질려있는 상태에서 저가 매수세가 실종됐다고 분석하며 "수급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지수 낙폭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스피가 2%대의 하락세로 출발하며 장중 연저점을 경신한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분석에 따라 주식시장 일각에서는 2,400대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김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2,500선이 위협받고 있는데 이 정도라면 경기 침체를 충분히 반영한 정도의 지수 영역대지만, 문제는 투자자들이 싸졌다고 무조건 사지를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급락하는 현시점에 대해 "반등을 논하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희망 고문이 될 수 있다"며 "흔히들 말하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는 표현이 그대로 맞는 상황이고, 당분간은 위험 자산 기피가 계속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가 지나야 최근의 조정 흐름 자체가 진정될 수 있겠으나, 연준에서 또 매파적 발언이 나온다면 추가적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저점이) 얼마라고 말하기 어렵고 (현재보다) 더 깨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물가 리스크가 진정돼야 시장이 안정 또는 반등의 모멘텀을 찾을 텐데 물가의 진정 시기를 누구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