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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은퇴 후 지도자로 새 출발…"KGC인삼공사 코치 김정환입니다"
입력 2022-06-13 12:12 
KGC인삼공사에서 지도자 인생 시작하는 김정환 코치. 사진(대전)=이정원 기자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좋은 지도자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GC인삼공사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줬다. 이영택 감독을 대신해 고희진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명세터 출신 이숙자도 코치로 새 배구 인생을 펼친다. 최근 두 시즌 삼성화재에서 고희진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이강주 코치도 KGC인삼공사로 넘어왔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는 또 한 명이 있다. 바로 김정환(34)이다. 김정환 코치는 지난 5월 초까지 실업팀 화성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오다 고희진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은퇴와 함께 KGC인삼공사 코치로 새롭게 시작한다.
김정환 코치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로 우리캐피탈(現 우리카드) 지명을 받았다. 왼손잡이 라이트인 그는 우리카드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상무 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카드에 있었다. 2019-20시즌은 우리카드가 아닌 KB손해보험에서 보냈고 이 시즌을 끝으로 팀에서 방출, 그는 실업으로 넘어갔다. 프로 통산 247경기 출전 1,795점 공격 성공률 47.65%를 기록했다. 국가대표 라이트로도 활약했다.
2020년부터 실업팀 화성시청에서 라이트는 물론이고 리베로로도 활약했다. 2021 신협중앙회장배 한국실업배구연맹전에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끎과 동시에 리베로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 5월 초 종료된 종별선수권을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었다.
MK스포츠는 아직은 선수라는 호칭이 더욱 익숙한 김정환 코치를 지난 9일 대전에 위치한 KGC인삼공사 연습체육관에서 만났다.
김정환은 "선수 때랑은 확실히 다르다. 선수 때는 나만 생각하면 됐다면, 지도자는 선수 하나하나를 체크해야 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최근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왔기에 힘이 아직 남아 있다. 선수들에게 때리는 볼의 파워에서 살아 있음이 느껴진다. 그도 "최근까지 운동을 했으니 당연히 남아 있다"라고 웃었다.
은퇴는 아쉽지 않을까. 실업에 있다가 다시 프로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터. 또한 하현용(삼성화재), 여오현(현대캐피탈), 박철우-신영석(이상 한국전력), 문성민(현대캐피탈) 등 김정환보다 나이 많은 선수들은 여전히 코트를 누비고 있다.
하지만 김 코치는 "프로를 나왔을 때도 그랬지만 선수는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 실업을 떠나 선수를 그만둬야 한다는 게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KGC인삼공사에서 새 날갯짓을 펼친다. 고희진 감독은 이전에 "김정환 코치는 국가대표 라이트 출신으로 파이팅이 있고, 배구 센스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정환 코치는 "고희진 감독님께서 선수 시절 왼손잡이 선수들에게 서브를 받는 게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팀에 왼손잡이 코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강주 코치님에게 '좀 구해봐라'라고 했다더라. 그래서 이강주 코치님이 내 이야기를 하셨는데, 감독님께서도 마침 내 생각을 하셨다고 하더라.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기에 편한 마음으로 왔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의 열정이 기대된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가족들도 김정환 코치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가족들도 다 긍정적이었고 축하해 줘서 좋았다. '이제 첫 발을 들어서니 가서 열심히 해'라면서 응원을 해줬다"라고 웃었다.
지난달 15일에 합류한 김정환 코치는 팀에 온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적응은 이미 끝났다. 쾌활하고 밝은 KGC인삼공사 선수들과 하나가 되었다. 훈련할 때는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그 외 시간에는 장난도 치면서 선수들을 알아가는 중이다.
그는 "적응은 이미 다 됐다. 선수들이 먼저 말도 걸어주고, 때로는 나도 먼저 말을 건다"라고 한 뒤 "여자 선수들은 섬세하다. 수비형태도 다르고 전체적으로 남자 선수들과 다르다. 그런 거에 중점을 두면서 선수들을 지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을까. 그의 목표는 열정이 살아있는 지도자로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이 있을 텐데 도움을 주고 싶다. 경기에 들어갔을 때 그 부족한 부분이 잘 채워졌으면 좋겠다. '아, 김정환 코치님 열정적이고 잘 가르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팬들에게 선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실업에 있을 때도 팬들이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고, 지도자가 됐을 때도 몇몇 팬분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는데 좋은 지도자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전=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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