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파출소에 불지르려던 50대 체포…대형 인명 피해 날 뻔

술에 취해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리다 범칙금 처분을 받은 것에 앙심을 품은 50대 남성이 파출소에 불을 지르려다 붙잡혔다.
이 남성은 휘발유와 라이터를 소지한 채 파출소 문을 잠그려고 했는데, 이를 경찰이 제지하지 못했다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13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파출소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로 A씨(50대 남성)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중이다. A 씨는 12일 오전 7시 40분께 휘발유와 라이터를 들고 영도경찰서 대교파출소를 찾아가 불을 지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범행 10여 분 전까지 대교파출소에서 자신에 대한 범칙금 처분에 대해 항의하다 돌아갔다. 이후 액체가 담긴 페트병을 들고 다시 찾아와 파출소 출입문을 안에서 잠그려고 하자 경찰이 즉시 A씨를 바깥으로 몰아냈다.
A 씨가 들고 있던 2ℓ 페트병 속에는 휘발유가 들어 있었고, 그가 착용하고 있던 조끼에서 라이터도 발견됐다. 당시 파출소 내부에는 경찰관 7명이 근무 중이어서 A 씨가 실제로 불을 질렀다면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 A 씨는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영도구 대교동 한 장례식장 앞에서 행인들에게 행패를 부려 출동한 경찰관이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범칙금 처분을 통고했다. 당시 술에 취해 있던 A 씨가 대교파출소를 찾아와 범칙금 처분에 대해 30여 분 가까이 항의하며 소란을 피우자 경찰은 A 씨에게 관공서 주취소란 혐의로 입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A 씨는 파출소에서 나갔고 10여 분 뒤 휘발유와 라이터를 가지고 다시 파출소로 와 문을 잠그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
영도경찰서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 경위를 파악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세부적인 내용을 알려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