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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의 22세 거포, 제2의 한유섬을 그리다
입력 2022-06-13 08:02 
SSG 전의산(22)은 12일 인천 한화전 2회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제 롤 모델은 한유섬 선배입니다!”
2000년생, 188cm 98kg. 보기만 해도 듬직한 어린 장사의 활약은 최근 KBO리그 화제 중심에 있다. 케빈 크론, 한유섬의 공백에 장타력 감소를 우려하던 SSG 랜더스, 그리고 김원형 감독도 그저 웃음만 보일 뿐이다.
전의산(22)은 1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홈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 1득점 4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리그 1위 팀의 4번 타자라는 큰 부담에도 그는 마치 마귀를 쫓는 듯한 시원한 스윙으로 SSG 랜더스필드 담장을 넘겼다.
2회말이었다. 추신수와 최정이 각각 안타,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에서 전의산은 한화 선발 투수 남지민의 145km 직구를 그대로 퍼 올렸다. 비거리가 무려 125m가 나올 정도로 큰 타구였고 프로 첫 홈런이었다.
전의산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그동안 친 홈런 중에 가장 기분 좋은 홈런이었다. 맞는 순간 넘어갈 것 같았다. 또 1군 첫 홈런이라 더 뜻깊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데뷔하는 풋내기에게 4번 타순을 맡길 정도로 최근 SSG의 거포들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크론은 부진의 늪에 빠졌고 한유섬은 최근 타격감 저하와 담 증세가 함께 왔다. 그런데 김 감독은 여유로웠다. 전의산이란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의산은 지난 8일 콜업된 후 5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474 9안타 1홈런 4득점 7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789, OPS는 1.313이다. 아직 정규 타석을 채우지 못해 정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데뷔 첫 시즌 성적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전의산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이번 주 1군 경험은 내게 있어 많은 의미가 있다. 홈런 욕심도 있지만 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다”며 솔직히 많이 긴장했다(웃음).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요한 건 투수와의 수 싸움이었고 그것만 신경 쓰려고 했던 게 결과로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잘 치고 있는 건 투수들이 나를 처음 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 역시 아무 생각 없이 치고 있다. 그래서 기록이 잘 나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지난 5경기 결과는 매우 뿌듯하다. 앞으로 더 승리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타격 노하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계속된 질문 세례에 타석에 설 때 혼잣말을 한다. (이진영)코치님이 가진 힘의 70% 정도 사용하라고 해서 ‘힘 빼자는 말을 반복한다(웃음). 퓨처스리그에서도 그랬다. 많이 도움된다”고 밝혔다.
SSG 전의산(22)이 12일 인천 한화전에서 13-11로 승리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어린 선수인 만큼 롤 모델이 중요하다. 누군가를 보고 배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장의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전의산에게는 다행히 한유섬이란 성공적인 롤 모델이 곁에 있었다. 한유섬 선배님이 롤 모델”이라며 자신 있게 밝힌 전의산은 타석에 있을 때 꽉 채우는 포스가 있다. 매력적이다. 항상 많은 걸 물어보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잘 하고 있으니 더 자신 있게 하라고 조언해줬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최근 부진한 한유섬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니 (한유섬 선배님을)의심하지 않는다”고 다부지게 답했다.
크론이 타격감을 되찾는다면 전의산의 자리는 또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현재 SSG 전력은 탄탄하다. 그러나 전의산은 그렇다 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자세다. 오히려 1군에 오래 남아서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내 목표다”며 당장 생존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인천=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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