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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어린 日에 참패…황선홍호 '타슈켄트 대참사'
입력 2022-06-13 00:28 
경기 전반 결승골을 내주는 모습.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타슈켄트 대참사'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니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12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0대3으로 무너졌다.
직전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한국은 8강에서 짐을 싸게 됐고,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에도 들지 못하게 됐다. 또한 한국 U-23 대표팀은 1999년 1대4 패배 이후 23년 만에 일본에 3골 차 이상 패배하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한국이 하루를 더 쉰 상태고,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2년 뒤인 2024 파리 올림픽을 대비해 한국보다 두 살 어린 U-21 대표팀을 구성해 참가했다는 점이다.
일단 우려가 현실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황선홍호는 지난 2019 폴란드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회 예선 이후 단 한번도 실전을 치르지 못한 채 이번 대회에 참가해야 했다. 국내에서 3차례에 걸쳐 훈련을 진행했지만 공식전은 치르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애초에 의무 차출 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의 6월 4연전 일정과도 겹치며 엄원상(울산 현대) 등 주축 선수도 뽑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홀로 3골을 넣은 조영욱(FC 서울) 외에는 골 결정력 문제가 계속 지적받았던 이유다.

결국 쌓여왔던 문제가 하필이면 숙적인 일본과의 경기에서 터져나왔다. 황선홍호는 전반전 스즈키 유이토의 프리킥이 굴절되는 불운한 실점을 내주며 0대1로 끌려갔다. 하지만 1실점만 내주고 끝난 게 다행일 정도로 무거운 경기력이었다. 그동안 한국의 장점으로 꼽혔던 피지컬의 우위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졸전이었다.
이후 황선홍 감독은 후반들어 권혁규(김천 상무), 조영욱, 오세훈(시미즈 에스펄스) 등을 잇따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강인(마요르카)을 중심으로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지만 또 다시 방점을 찍지 못하며 아쉬운 시간을 날려보냈다. 일본은 한국의 공세가 잦아든 후반 20분 호소야 마오가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승부의 추를 자신들 쪽으로 가져갔고, 급기야 스즈키가 또 한 골을 추가하며 경기를 끝내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해 9월 예정되어 있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는 점이다. 아시안게임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내다보겠다는 황선홍호의 꿈은 그 준비 단계에서부터 어그러지고 말았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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