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패싱 방지법' 충돌…권성동 "정부완박" vs 조응천 "입법완박"

국회의 행정 입법 통제권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이르면 내일(13일)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 "검수완박 넘어 정부완박 시도"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국회 패싱 방지법'이라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합니다. 국회상임위원회가 법률의 취지에 합치되지 않는 대통령령 및 총리령·부령에 대해 수정과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부완박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입법완박 아니냐"고 맞섰습니다.

권성동 "의회 독재 우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르면 내일(13일) 국회의 행정 입법 통제권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입니다.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12일) SNS를 통해 "검수완박을 넘어 정부완박을 시도하는 민주당의 오만함"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국민과 약속을 뒤집고 후반기 원구성을 가로막고 있다. 스스로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어 놓고 국회의 통제권을 운운하면, 누가 그 진정성을 곧이곧대로 믿겠느냐"고 비판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행정부의 국회 패싱을 방지하겠다는 민주당의 주장 자체가 언어도단"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만 바라보며 민망한 기립표결과 날치기를 반복했다. 바로 이것이 국회 프리패스의 전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프리패스의 당사자이면서 프리패스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코미디는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비꼬았습니다.

아울러 "무엇보다 지금처럼 국회 권력이 일방적으로 쏠려 있고, 그 권력의 당사자가 폭주를 거듭할 경우, 개정안은 의회 독재와 입법 폭주를 조장해 삼권분립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검수완박을 하더니, 지방선거를 패배하자마자 '정부완박'을 시도하고 있다.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 발목꺾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여전히 오만의 DNA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심판은 그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이처럼 간단한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민심의 성난 파도에 둘러싸인 170석의 섬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응천 "정부 강제할 수단 없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 / 사진 = 매일경제

반면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헌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데 대해 이견을 제시할 배짱을 가진 분은 잘 없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삼권분립 원칙을 준수하고 국회의 입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법안을 두고 '정부완박'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조 의원은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대통령령과 총리령은 국회 본회의 의결로, 부령은 상임위원회의 통보로 단순히 처리 의견을 정부에 권고할 수 있을 뿐이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거나 회피할 경우 마땅히 강제할 수단이 없다"며 "따라서 대통령령·총리령 및 부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 또는 내용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회 상임위원회는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요청 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것은 국회 입법권의 무력화를 방지하고 국회의 상임위 중심주의를 감안한 적절한 입법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조 의원은 "오히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서, 위임하지 않은 행정 입법만으로 국가를 운영하려는 것이야말로 '입법완박'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국회 입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국민의 부당한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한 국회법 개정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반복된 숙고와 숙의가 있었고,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법치주의'를 존중하고 강조하시는 분이니 만큼, 이번 만큼은 당리당략을 떠나 제대로 된 법 개정이 원만히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