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위에서는 아프지 말아라"…대구 방화 희생자들 오열 속 발인
입력 2022-06-12 14:11  | 수정 2022-06-12 14:16
12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 희생자들의 발인식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희생자들의 관을 운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장례식장 주변 한동안 울음바다…쉽사리 운구차 못 떠나보내
시민추모 계속…사건 현장엔 "마음 너무 아파 국화·소주 놓고 간다" 메시지

대구 변호사 사무실 화재 참사의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한 화장이 침통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습니다. 화장장은 멈출 줄 모르는 눈물을 흐느끼는 유족들로 슬픔이 가득했습니다.

12일 오전 7시 30대 여직원을 시작으로 30분 간격으로 전날 발인한 희생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5명 희생자의 발인이 순차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화장장으로 들어가기 전 한켠에 마련된 공간에서 유족들은 관에 얼굴을 묻은 채 '나도 따라가련다', '위에서는 아프지 말아야 한다'며 애끓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화면으로 시신이 화장로에 입관하자 유족들의 오열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후에도 자리를 좀처럼 뜨지 못하는 이들이 눈을 감고 애도를 이어갔습니다.

뒤이어 변호사로 알려진 B씨와 그의 사촌형제인 C씨를 실은 차량이 들어오자 유족들은 '아이고'하는 곡소리와 함께 관을 어루만졌습니다. 고인의 아내와 자녀들은 관에 손을 올린 채 슬픔을 흐느끼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고인의 지인들도 '이렇게 가버리면 어떡하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12일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 희생자들의 발인식에서 유족과 지인들이 희생자들의 관을 운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희생자들이 함께 모인 유족대기실에선 모두가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이곳에서 가족들은 수시로 고인들의 영정사진 앞에서 말을 건네면서 탄식했습니다. 유족 가운데 일부는 견디다 못해 밖으로 나가 얼굴을 감싼 채 한숨을 내쉬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1시간 40여분의 화장이 끝난 후 유족들은 안내에 따라 수골실에서 받은 유골함을 들고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B씨의 한 지인은 "힘든 사람을 많이 도와준 변호사였다. 친구를 잃은 마음을 이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제명에 살지 못하고 가는 게 너무 안타깝다. 부디 편하게 가시라"고 눈물을 훔쳤습니다.

발인 후에도 추모의 발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과 수성소방서장, 의용소방대원, 영남대 명예교수 등이 합동분향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습니다.

방화 사건이 일어난 변호사 사무실 건물에 한 시민이 붙이고 간 메모지 / 사진=연합뉴스

사건이 발생한 법률사무소 건물 1층 유리창에는 추모의 마음이 담긴 메모지가 붙여졌습니다.

한 시민은 메모지에 "뉴스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파 국화와 소주 한잔을 놓고 간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유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 생존한 동료들도 고인들을 위해서라도 꼭 이겨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름 모를 시민들이 놓고 간 조화 여러 개도 바닥에 놓여 있었습니다.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13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될 예정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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