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루나 2.0이 상장 12일여 만에 90% 넘게 빠졌다. 한국산 가상화폐 회복에 기대를 가졌던 투자자들은 또 다시 '패닉' 상태가 됐다.
10일 가상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상장한 루나 2.0은 시초가 18.98달러를 형성했지만 전일 2.08달러대로 급락했다. 10일 오전 3달러대로 회복했지만 2주도 채 안 돼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루나 2.0은 테라와 루나의 동반 폭락 이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자구책으로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테라 2.0을 추진하면서 내놓은 암호화폐다. 권 대표는 루나 2.0 상장 때 루나 2.0을 취급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적극 홍보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루나 2.0마저 급락하자 권 대표는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 상태로 전환했고 이후 잠적설까지 돌자 전일 오후 11시49분께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열어 "잘못된 정보와 허위사실이 많다"며 "언론과 소통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폼랩스의 위법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SEC가 테라 클래식 마케팅 과정에서의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테라폼랩스가 증권 및 투자 상품 관련 규정을 어겼는지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권 대표는 "우리는 SEC로부터 (수사)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테라폼랩스가 테라 2.0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구축하려 했지만 그게 테라폼랩스 주도란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불안정한 방식일지라도 모든 의사 결정은 커뮤니티 집단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와 루나는 전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 10위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초부터 최고가 기준 99.99% 넘게 폭락하며 우리돈 약 58조원이 증발했다. 국내 피해자 수만 약 28만명으로 추산되며 예상 피해액은 수조원에 이른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