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로 창고에 갇혀 음식과 물을 거의 먹지 못했던 아이가 음식점 직원의 기지로 살았다. 아이의 부모는 검찰로부터 유죄 선고를 받았다.
미국 CNN 등은 9일(현지시간) 의붓아들을 학대한 혐의의 티모시 리 윌슨(36)에게 오렌지 카운티 검찰청이 유죄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윌슨은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감금죄, 아동방임죄, 흉기에 의한 아동학대 등의 혐의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윌슨은 의붓아들이 가족들과 떨어져 창고에 살도록 하면서 음식과 물을 거의 주지 않았고 군대처럼 훈련하며 아이를 학대했다. 경찰은 현장 조사에서 아동학대에서 쓰인 것으로 보이는 여러 물건과 무기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미국 올랜도 소재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플라비앙 카발로에 의해 알려졌다. 카발로는 한 소년이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 소년은 가족과 함께 음식점에 왔음에도 부모, 형제와 떨어져 앉고 음식은 물론 음료조차 가족들에게 빼앗겨 제대로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음식 주문조차 하지 않았다.
직원은 모자를 눌러쓰고 티셔츠를 입은 소년의 얼굴과 몸에서 멍 흔적과 흉터도 확인했다.
이에 카발로는 소년의 부모 등 뒤에 서서 소년에게 '괜찮아?'라고 쓰인 쪽지를 보여줬고, 소년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자 카발로는 "도움이 필요하니(Do You Need Help)?"라고 쪽지를 재차 썼고 소년이 고개를 끄덕이자 상사에게 이 사실을 알린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윌슨을 체포했으며, 이후 그의 부인인 크리스틴 스완도 구금됐다.
이 사건을 맡은 경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소년은 고문을 겪었다"면서 "직원이 소년을 보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소년은 우리 곁에 없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년은 계부로부터 강한 학대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계부는 그를 굶기거나 때리고 거꾸로 매달았다. 아이에게 수갑을 채우기도 했다. 아이의 몸무게는 또래아이들보다 9kg이나 적었다.
스완 역시 아동 방치와 가중 학대, 아동학대 미신고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오는 8월 그와 관련한 재판이 열린다.
카발로는 인터뷰에서 "우린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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