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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나리오 쓴 한화, 문동주도 불펜진도 울었다 [MK잠실]
입력 2022-06-09 22:34 
한화 신인 문동주(19)가 9일 잠실 두산전 3회 무사 만루 위기에 빠졌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예상 가능했던 시나리오 중 최악의 결과였다.
한화 이글스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7-16으로 대패, 1승 2패 루징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이날 한화는 신인 문동주를 정식 선발 투수가 아닌 오프너 개념으로 등판시켰다. 최대 50구까지 던지게 한 다음 이후 불펜 투수들로 막아낸다는 것이 계획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뜻대로 이뤄진다면 문동주의 선발 실험, 그리고 불펜 투수들의 힘으로 승리를 따내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베스트가 있다면 워스트도 존재한다. 문동주가 생각보다 빨리 무너진다는 가정이 붙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불펜 투수들마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할 경우 한화는 얻는 것 없이 잃기만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공짜 패배와 같다.
한화 입장에선 아쉽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쓰였다. 첫 선발 등판한 문동주가 2이닝 1피안타 4사사구(1사구 3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1, 2회 활약에 기대감은 컸지만 3회 들어 제구력 난조를 겪으며 결국 무사 만루 상황에서 신정락과 교체되고 말았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했다. 문동주를 당분간 오프너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불펜진 운용이 어느 때보다 잘 이뤄져야 했다. 다른 때보다 긴 이닝을 불펜 투수들이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무너지면 경기를 공짜로 내주는 것과 다름없다.
한화 벤치의 계산은 첫 불펜 투수 신정락부터 망가졌다. 신정락은 문동주가 내보낸 모든 주자를 홈까지 허용했다. 더불어 안타와 볼넷을 각각 1개씩 내줬고 사구까지 포함, 추가 2실점했다.
한화 신인 이재민(23)이 9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다음 투수는 신인 이재민이었다. 프로 첫 경기. 4회를 잘 막아냈지만 그 역시 5회에 크게 무너졌다. 심판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공을 볼로 판정한 경우가 몇 차례 있었지만 그것 외에도 전체적인 제구가 아쉬웠다. 결국 1.2이닝 3피안타 3볼넷 5실점(5자책)으로 데뷔 경기에서 크게 당했다.
문동주를 대신해 불펜으로 내려간 이민우조차 실점 대열에 합류했다. 6회 양석환에게 3루타를 허용한 뒤 김재환에게 볼넷, 허경민과 정수빈에게 차례로 적시타를 맞았다. 안재석, 그리고 안권수의 연속 안타까지 이어지며 끝내 이민우도 강판됐다. 이민우 대신 등판한 김규연까지 7회 양석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한화 타선의 뒤늦은 추격전에도 이미 벌어진 점수차가 너무도 컸다. 승부를 뒤집기에는 등판한 모든 투수들이 점수를 내준 탓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한화는 앞으로 문동주를 지속적으로 오프너 개념의 선발 등판을 시도할 예정이다. 투구수 제한은 여전하다. 현재 최대 50구로 정해져 있으며 앞으로 수베로 감독이 이보다 더 늘릴지 아니면 50구를 유지할지 결정한다. 그렇다면 불펜진 운용을 다시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저 1경기를 내주는 방식의 문동주 선발 실험이라면 그 누구도 받아들이기 힘든 방식이다. 문동주에게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정답은 없다. 다만 해답은 찾을 수 있다. 한화, 그리고 수베로 감독의 몫이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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