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란, '나이키 스캇' 가품 판매 논란…신뢰도 타격 불가피
입력 2022-06-09 18:36 
나이키 조던1 X 트레비스 스캇 모카 하이. [사진 출처 = 발란 홈페이지]

명품 플랫폼 발란이 판매한 운동화가 가품 판정을 받았다.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논란이 이어져 소비자 신뢰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발란에서 판매한 '나이키 에어조던1 x 트레비스 스캇 레트로 하이 모카'는 가품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A씨가 패션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운동화는 미국 래퍼 트레비스 스캇과 나이키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신발로 발매가(23만9000원)보다 10배 이상 뛴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발란을 통해 이 신발을 구입했다. 동일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던 A씨는 이 제품이 스캇 제품과 다르다고 생각해 발란 본사에 항의했다.
발란은 이 신발을 회수해 한국명품감정원을 통해 감정을 진행했고, 그 결과 가품으로 드러났다. 발란 측은 해당 제품 환불 조치 후 정품 신발을 구매해 A씨에게 전달했다.

발란 관계자는 "병행 수입 업체에서 판매한 나이키 스캇 신발이 가품으로 판정돼 지난달 중순께 사후 보상을 마쳤다"고 말했다.
가품 문제는 연초 패션 플랫폼의 가품 판매 논란 이후 업계의 수면으로 떠올랐다. 명품 플랫폼의 경우 정품 여부가 중요한 만큼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의 유통 방식은 해외 명품 부티크나 병행수입업체 등을 통해 제품을 들여와 가격이 저렴하다. 부티크는 일반 매장보다 훨씬 싼 가격에 명품을 매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러 채널을 통해 물건을 들여오는 만큼 유통 과정에서 가품이 섞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티크에서 가품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며 "병행수입업체는 유통구조가 늘어날수록 가품이 섞일 가능성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세세하게 감정하는 것도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발란은 사전 검수 강화를 위해 연내 명품 감정기업 인수와 대체불가토큰(NFT)을 이용한 디지털 보증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발란은 기업가치 8000억원을 평가받으며 다음달까지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발란은 명품 플랫폼 업계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이 되지만, 현재로서는 경고등이 켜졌다.
앞서 발란은 '꼼수 할인'과 과도한 반품비, 개인정보 유출 등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발란을 시작으로 머스트잇, 트렌비 등 명품 플랫폼 3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발란은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출연해 17% 할인행사를 진행하겠다고 홍보했으나, 행사에 앞서 가격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발란에서 물건을 반품할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과도하거나 반품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여기에 지난 3~4월 해킹으로 소비자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벌어졌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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