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오름세에 S-OIL(에쓰오일) 주가가 사흘 연속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날아 오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안보이는 데다 에너지 수요가 많은 여름철을 코 앞에 두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는 '따놓은 당상'이지 않겠느냔 기대감 때문이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S-OIL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S-OIL 주가는 지난 7일 장중 4% 넘게 오르며 연중 처음으로 12만원선을 돌파했다. 다음날인 8일에는 장중 한때 12만1500원까지 올랐고, 이날 역시 2% 급등세를 보이며 12만2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S-OIL의 주가가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건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뒤다. 그 전까지만해도 S-OIL은 지난해 연말 기록한 52주 최저가(7만9200원) 부근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틀 전인 2월 22일에는 장중 8만5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 시점과 비교하면 S-OIL은 약 3개월만에 51.55%가 오른 것이다.
S-OIL의 호실적도 한 몫했다. S-OIL은 올해 1분기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OIL은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9조2870억원)전년 동기 대비 73.8% 늘었다. 전 세계 제품 재고가 수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 탓에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이 급등한 덕이다.
올해 2분기에도 S-OIL이 시장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전날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의하면 S-OIL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059억원, 8021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보다 각각 21%, 36% 증가한 수치다. 예상보다 길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서방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 역시 지속하며 국제 유가가 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국제 유가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간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이 지난 3월 8일 이후 3개월만에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의 국제 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가격 역시 123.58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3월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가 올해 하반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는 이전 배럴당 125달러 전망보다 상향 조정된 값이다. 또 골드만삭스는 올해 후반기와 내년 상반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35달러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원유 재고가 당분간은 감소세를 벗어나기 힘들것이란 설명이다. 전세계적 위드 코로나 시대가 본격 열린데다 중국이 봉쇄 조치를 해제하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는 정례회의에서 7~8월 증산량을 각각 기존보다 50% 많은 하루 65만배럴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러시아 제제 물량을 상쇄할 수 없는 수준이란 평가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정제마진, 환율 강세가 3개월째 지속되고 있어 S-OIL의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24%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22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당초 2조9억원에서 3조6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3분기를 기점으로 정유업종의 피크아웃 논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가 아시아 7월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전월보다 배럴당 2달러 가량 인상했기 때문이다. OSP의 상승은 정유업체들이 석유를 사 오는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올해 하반기 정유업종의 정제마진 강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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