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출하 중단 여파로 레미콘 공장 중단
자동차 업계, 각종 원자재 공급 납품 거부로 생산 차질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람 사이에선 늘 이해관계 따라 갈등있어"
자동차 업계, 각종 원자재 공급 납품 거부로 생산 차질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람 사이에선 늘 이해관계 따라 갈등있어"
오늘(9일)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사흘째입니다. 현재 전국 곳곳에서 운송 차질 관련 시멘트와 자동차 업계 등 산업현장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화물 연대와 물밑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 4천500여 명은 어제(8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곳곳에서 철야 대기하며 파업을 이어갔습니다. 국토부는 이들을 포함해 화물연대 조합원(2만2천명)의 약 33% 수준인 7천200여 명이 이날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국토부는 현재 전국 12개 항만은 모두 출입구 봉쇄 없이 정상으로 운영되고 있고, 컨테이너 기지와 출입구가 봉쇄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70.2%로, 평시(65.8%)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산항과 인천항 등 일부 항만의 반출입량은 감소했습니다.
컨테이너 싣지 않고 되돌아가는 화물트럭 / 사진=연합뉴스
어제 오후 5시 기준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월 일평균 반출입량의 4분의 1 수준인 5천41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운행 중인 화물차에 계란을 투척하는 등의 크고 작은 충돌도 이어졌습니다. 어제 오후 6시 40분경 충남 서산 대산공단에서는 정상 운행하던 화물차를 몸으로 막던 조합원 6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시멘트와 자동차업계 등 산업현장의 피해도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철강·시멘트 등 일부 품목의 정상 출하가 제한되고 있지만, 파업에 대비해 2~3일 물량을 사전에 운송 조치했기에 아직까지는 물류 피해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멘트 출하 중단 여파로 레미콘 수급까지 차질이 빚어지자 삼표산업과 유진기업, 아주산업 등 공장 가동을 중단한 레미콘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시멘트 협회는 어제 시멘트 출하량이 1만3천660t(톤)에 그치면서 155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출하되지 못하고 재고로 쌓인 시멘트가 생산공장 약 36만t, 전국 유통기지 42만t 등 총 78만t에 달하며 일주일 뒤면 피해 규모가 1천억 원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8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파업 여파로 인해 옮겨지지 못한 완성차들이 가득 주차돼 있다.
자동차업계 역시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전날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 납품 거부에 들어가 이틀째 생산라인은 가동을 시작하다 멈추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기아 역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완성차를 적치장으로 옮기는 카캐리어마저 운송이 중단되자 번호판도 발급받지 않는 완성차를 공장 직원이 직접 운전해 적치장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해당 파업 참여자들이 운송방해행위와 물리적 충돌 등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주요 물류거점에 경찰력을 배치하고 운행 차량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정부는 화물연대의 정당한 집회 등은 보장하겠지만, 정상 운행차량의 운송을 방해하는 등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화물연대는 현재 '안전운임제' 폐지 철회 등을 주요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이때 안전운임제란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로, '일몰제'여서 올해 말 폐지될 예정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러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과 관련해 화물연대와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늘 서울 강남구 현대오토에버에서 자율주행차 시승을 마친 뒤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늘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이 있다"며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