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유튜버 커플 결혼 발표..."혼인신고·신혼부부 청약도 가능"

트랜스젠더 유튜버 꽃자(본명 박진환, 30)가 아프리카TV BJ 냉냉과 결혼을 발표했다.
꽃자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꽃자'에 '꽃자♡냉냉 저희 결혼합니다'라는 영상을 올려 결혼을 알렸다. 꽃자는 "내년 4월 9일 강릉 모 식장으로 예약했다"면서 "아직까지 결혼이 실감 나지 않다. 설렘보다는 먼 미래의 이야기 같다. 아직 프러포즈를 안 받아서 그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은 성전환 한 트랜스젠더 유튜버다. 꽃자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냉냉은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했다. 결혼 발표 이전 두 사람 모두 성별 정정을 완료했다.
꽃자는 결혼식을 내년으로 잡은데 대해 "원래 올해 하려고 했다. 그런데 아직 정리된 것도 없고 여름이 바쁘더라. 10, 11월은 애매한 느낌이라 결국 내년 4월 9일로 날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꽃자는 결혼에 대해 아는 건 없다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과 '예물'을 꼽았다. 그러면서 "나머지는 냉냉이가 알아서 할 것이다. 나는 신혼여행, 드레스, 예물 뿐"이라고 말했다.
신혼집과 청첩장을 물어보는 누리꾼들 반응에는 "아직 정해진바 없다"고 답했다. 단 신혼여행 장소에 대해서는 "강원도로 갈 것 같다. 강릉이 너무 좋은데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겠냐"고 했다.
꽃자는 또 법적 혼인신고가 가능하다며 신혼부부 청약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신혼부부 청약 등 일반 부부처럼 다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나는 법적으로 2, 냉냉이는 1이다"라고 강조했다. 숫자 1(남성)과 2(여성)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시작 숫자로 성별을 나누는 기준이다.

성별 정정 후 새로 발급 받은 주민등록증에 감격한 꽃자, 냉냉. 사진| 유튜브 채널 '꽃자'

앞서 꽃자와 냉냉은 지난 2월 냉냉과 직접 동사무소를 찾아 주민등록상 성별을 정정, 주민등록증을 새로 발급받았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숫자가 바뀐 모습에 감격한 꽃자는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신기하다. 남들은 2를 당연히 보지 않냐. 감회가 새롭다"고 했고, 냉냉도 "우리도 이제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겠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꽃자와 냉냉은 1년간 공개 열애 후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구독자 11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꽃자는 주로 먹방, 토크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성별정정은 2002년 처음 허가됐다. 고종주 전 부장판사(당시 부산지법 가정지원장)는 2002년 헌법상 인간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위해 성전환자들에게 호적 정정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고, 같은 해 성전환수술을 받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2006년에는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을 허가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판결 이후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을 만들어 성별정정의 허가 기준을 제시했다. 이 당시에는 성기 수술 요건이 포함됐으나, 2020년 대법원은 이 지침을 개정해 성기 수술 관련 요건을 ‘참고 사항으로 변경했다. 이후 2021년 10월 항고심 법원에서 성기 수술을 하지 않은 여성이 남성으로 성별을 정정하는 것을 처음으로 허가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이유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