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썼다 벗었다 귀찮아" vs "시기상조"…실내 마스크 언제까지
입력 2022-06-09 11:22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뒤 맞는 첫 휴일이자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명 안팎으로 떨어지자 일부 시민 사이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이 방역의 '최후 보루'인 만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코로나 상황이 완전한 엔데믹으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온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21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1만3358명)에 이어 이틀째 1만명대다. 지난 3일부터 일주일 간 신규 확진자는 1만2542명→1만2048명→9835명→5022명→6172명→1만3358명→1만2161명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3월 정점 이후 안정적인 하향세를 보이자 정부는 지난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그 이후로도 매주 30% 안팎의 유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민 사이에서는 실외 마스크에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도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자연면역을 획득한 약 1800만명의 완치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한 20대 A씨는 "재감염 위험이 낮은데 언제까지 번거롭게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요즘엔 날씨까지 더워져 실내에서도 은근히 마스크를 내리는 사람이 많다. 강제하기보다는 자율에 맡길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감염자인 B씨는 "뒤늦게 코로나에 걸릴까 걱정되긴 하지만 그보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답답함이 더 크다"면서 "식당, 카페에서 노마스크로 취식하는데 학원, 헬스장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역당국 입장은 다르다. 완치자도 최초 감염 후 90일이 지나면 재감염이 가능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관리에 있어 가장 최후의 보루는 실내 마스크"라면서 "(완치자의) 확진 시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연 면역의 감소도가 다르다. 또한 밀폐·밀집한 실내 환경에서는 감염 전파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실내 마스크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철에는 더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 단장은 "에어컨 사용 시에는 환기에 소홀해지기 쉽다"며 "다중이용시설에서는 2시간에 1회 10분 이상 자연환기를 실시하고 3일 환경에 머무르는 경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강조했다.
방역 전문가들 역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집계되는 확진자 수보다 실제 확진자 수가 3~4배 많다고 봐야 한다"며 "아직은 완전히 엔데믹이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는 상당한 보호 장치가 된다"며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지 않고 지금처럼 오미크론 하위 변이만 유행한다는 전제하에 올 하반기~내년 봄께 마스크 착용을 자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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