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지금도 내가 보기에는 황홀경에 빠져 있다"며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인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꼽았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오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인데 내가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다는 이런 자신감도 있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순간에 구름 위로 올라가 버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정상적인 정책을 수행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주변에서 대통령이 얘기하는 걸 '그렇게 해서 안 됩니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보면 대통령의 말에 다 순응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진행자가'한동훈 장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내가 보기에는 할 수 있으면 한동훈 장관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듣기로는 한동훈 장관이 검사 시절에 자기가 소신에 거역 되는, 수사하는 과정에서 상급자가 뭐라고 이야기해도 전혀 그것을 수긍하지 않는다더라"면서 "그런 자세가 있다면 자기가 보기에 이렇게 하시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그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진행자가 '한 장관이 팬덤이 형성됐는데 나중에 별의 순간이 오지 않을지'라고 질문하자 "그거야 한 장관이 앞으로 법무부 장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서 본인도 별의 순간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검사 생활에 젖었던 걸 너무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정부 출범 한 달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한 달 동안에 정부에 대해 평가한다는 것은 어렵다. 평가할 시기가 아니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통합위원회까지 만들고 있는데 과연 지금까지 인사나 모든 것이 그와 같은 목표에 합당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것이 국민소통하는 것 아닌지'묻자 "그걸 가지고 국민과 소통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국민과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진짜 정부에 바라는 것을 스스로 챙겨서 이행해 주는 것이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출퇴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질의응답을 너무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까 말에 좀 실수가 있는 것 같다"며 "내가 보기엔 아마 어느 시점이 지나가면 그거(질의응답) 아마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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