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삼겹살이 '금겹살'로 불리는 등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이달에도 돼지고기 도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음식점 등에서의 연쇄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8일 내놓은 축산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돼지 도매 가격은 kg당 6000~62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6월엔 kg당 5024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15.3~19.1% 오르는 셈이다. kg당 5043원이었던 평년과 비교해도 19.0~22.9%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뿐 아니라 올해 전반적으로 돼지 도매 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수준일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돼지 공급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국내 외식 증가 상황을 고려한 예측이다.
한 돼지고기 음식점 관계자는 "지난해 kg당 1만5000원 수준에 떼오던 삼겹살이 지금은 2만8000원 수준"이라며 "앞으로 돼지 값이 더 오르면 메뉴 가격을 또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평균 돼지 도매 가격은 kg당 4722원이었다. 평년 기준 평균은 4374원이었는데, 올해 평균은 4900~510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돼지 사룟값 인상 역시 돼지고기 가격의 추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설명 자료에서 올해 하반기 사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올 하반기에 돼지 생산비가 지난해보다 10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년엔 국내 돼지농가 30%가 도산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현재 국내산 돼지고기의 소비자 가격은 한 근(600g)에 2만원이 넘는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도 최근 줄인상 됐다.이에 따라 정부는 수입산 돼지고기에 매기는 최대 25%의 관세를 0%로 낮추기로 했다. 올 하반기 수입되는 수입산 돼지고기 5만t이 대상이다.
다만 최대 25%의 관세를 매기는 국가의 돼기고기만 대상이라 국내 3% 비중의 브라질과 멕시코산 돼지고기만 이 혜택을 받게 된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산 돼지고기 상당수인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이미 관세가 0%라 이번 관세 인하 효과는 미비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캐나다산의 경우에도 가공용 돼지고기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냉장·냉동 삼겹살의 경우에만 8~9%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관세로 돼지고기를 수입해도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한 달 넘게 걸리기 때문에 관세 인하 효과가 적용되는 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관세를 낮춰도 정부가 유통업체들에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없어 소비자가 혜택을 받을 거란 보장이 적다. 다만 관세가 낮아지면 브라질·멕시코산 돼지고기 수입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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