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66.7% "참고 넘어가"…가해자 10명 중 8명 '남성'
입력 2022-06-07 15:31  | 수정 2022-06-07 16:33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 사진 = 매일경제
여성가족부 '2021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
3년 전에 비해 3.3%p 감소…제도개선·예방교육 등 영향
장소는 '사무실 내'가 가장 많아…코로나19로 회식 줄어든 영향

직장 내 성희롱 발생 비율은 하락했지만, 피해자 중 66.7%는 대응하지 않고 참고 넘어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성희롱 가해자의 58.4%는 상급자이며 성별은 80.2%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상시 근로자가 30인 이상인 전국 공공기관(5,414명)과 1860개 민간 기업(1만2,274명)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지난 3년 동안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8%로 3년 전에 비해 3.3%p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단 여성의 피해 경험률은 7.9%로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성가족부는 그 동안의 제도 개선과 예방교육 등에 따른 성인지 감수성 향상, 그리고 코로나19로 회식이 감소하는 등 근무환경 변화로 전반적인 성희롱 피해 경험률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성희롱 발생 장소로는 '사무실 내'가 41.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회식 장소'가 31.5%로 뒤를 이었습니다. 2018년 조사 결과로는 '회식 장소'가 가장 높게 나왔는데,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순서가 변경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성희롱 피해에 대한 대처 응답률 / 사진 = 여성가족부 보도자료 캡처


성희롱 피해에 대한 대처는 '참고 넘어감'이 66.7%로 응답률이 가장 많았습니다. 2018년 조사 결과(81.6%)에 비해 14.9%p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참고 넘어간 이유로는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서'가 59.8%로 가장 많았고, '행위자와 사이가 불편해질까봐'(33.3%), '문제를 제기해도 기관/조직에서 묵인할 것 같아서'(22.2%)가 뒤를 이었습니다.

성희롱 행위자는 '상급자'가 58.4%(기관장·사업주 3.5%)로 가장 많았고, 성별은 80.2%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3%입니다.

성희롱 행위자 관계 및 성별 / 사진 = 여성가족부 보도자료 캡처


피해자의 공식적인 대처 이후 기관의 조치가 이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92.6%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공식적인 대처란 상급자에게 알리거나 상담창구에 상담, 사내/외부 기구에 공식적으로 신고하는 경우 등을 의미합니다.

조치 내용으로는 행위자에 대한 조치(46.3%), 피해자 보호 조치(40.5%)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습니다.

2018년에는 행위자에 대한 조사(32.7%)나, 행위자에 대한 징계(25.4%) 등이 많고, 피해자 보호조치(9.9%)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에 비해 2021년에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강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는 응답은 7.4%로 지난 18년에 비해 3.4%p 낮아졌습니다.

피해자의 공식적인 대처 이후 기관의 조치 내용(복수 응답) / 사진 = 여성가족부 보도자료 캡처


여가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자 보호 조치를 더욱 강화할 방침입니다. 여가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가 주저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관장과 관리자가 의무적으로 피해자 보호조치를 시행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성희롱 실태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되는 국가승인통계로 자세한 사항은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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