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초동에서] 최초 여성 검찰총장 탄생할까?…검찰 인사 관전 포인트
입력 2022-06-07 13:34  | 수정 2022-06-07 13:39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연합뉴스
노정연 창원지검장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물망
29기 검사장 승진 무게…'균형 인사' 요구 목소리 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3주가 지났지만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검찰총장 인선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입니다. 당초 한 장관 취임 직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총장 인선을 서두를 거란 관측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겁니다. 반면 검사장 인사와 차장·부장 등 중간간부 인사는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차기 검찰 인사에서 주목할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검찰총장 인선 늦어지는 이유는?…'다크호스' 노정연 부상

노정연 창원지검장 / 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7일 현재까지 총장후보추천위를 구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총장후보추천위는 법무부 검찰국장 등 당연직 위원 5명, 비당연직 위원 4명이 참여하는데, 비당연직 위원은 모두 법무부 장관이 임명합니다. 한 당연직 위원은 MBN 취재진에게 "법무부가 아직 비당연직 위원을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검찰총장 임명을 위한 첫 단계인 총장후보추천위 구성조차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애초 검찰 안팎에서는 여환섭 대전고검장과 이두봉 인천지검장, 김후곤 서울고검장과 이원석 대검 차장 등이 차기 총장 후임으로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이들보다 전직 검찰 간부 등을 유력 후보로 검토했지만, 모두 총장직을 고사하면서 일정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습니다. 실제 한찬식(사법연수원 21기) 전 서울동부지검장, 권익환(22기)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은 모두 인사 검증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장관과 이원석 대검 차장이 검찰 지휘부를 장악한 상황에서 '식물총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끝내 외부 인사 영입이 무산될 경우 결국 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 중에서 차기 총장이 발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검찰 내부에서는 노정연 창원지검장이 차기 총장 레이스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노 지검장은 국내 최초 '부녀 검사장'이자 '부부 검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노 지검장의 부친은 광주지검장을 역임한 노승행 변호사이고, 남편은 대전고검장 출신 조성욱 변호사입니다.

노 지검장의 중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최근 장·차관급 보직에 잇따라 여성 인사를 기용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인사 기조 때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을 지명했고, 공정거래위원장으로도 강수진 고려대 교수를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노 지검장이 '첫 여성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은데, 이를 뛰어넘어 사상 '첫 여성 검찰총장'이라는 파격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실제 노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취임할 때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공판송무부장에 발탁되면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습니다. 기수 상으로도 사법연수원 25기인 노 지검장이 27기인 한동훈 장관과 이원석 대검 차장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총장직을 맡기에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9기 검사장 승진에 무게…신봉수·송강 유력

대검찰청 외경 / 사진=연합뉴스

당장 총장후보추천위가 구성돼 차기 총장 인선에 돌입하더라도 후보 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을 앞둔 검찰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차기 총장 임명 전 검사장 인사와 중간간부 인사가 먼저 단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검사장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30기에서 첫 검사장이 발탁될 지가 관심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자리는 최소 4~5곳으로 예상됩니다.

MBN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30기 검사장이 발탁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30기 중 유력 검사장 후보로는 박기동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이창수 대구지검 2차장 등이 거론됩니다. 특히 박 차장은 대검 형사정책담당관 시절 윤 당시 총장을 보좌했고, 당선 뒤에는 대통령직인수위에 파견될 정도로 윤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차장이 지난달 18일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발탁된 만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 승진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30기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박 차장의 검사장 승진이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이번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28~29기에서 검사장 승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29기에서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 시절 울산시장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한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가 유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기획업무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박세현 부산동부지청장과 대표적인 공안통인 송강 청주지검 차장검사도 승진 후보로 분류됩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이 이번에도 '제식구 챙기기' 인사를 단행할 경우 검찰 내부 반발은 상상 이상으로 거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검찰 관계자도 "기획·공안·형사부 검사를 골고루 기용하는 인사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내부 분열은 물론 여론의 반감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서영수 기자 engmath@mbn.co.kr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