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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첨단소재 우선협상대상자에 '베어링PEA'…매각가 1조2000억원
입력 2022-06-07 11:42 

폴리이미드(PI) 필름 세계 1위인 PI첨단소재의 세 번째 주인이 확정됐다. 홍콩에 거점을 둔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가 그 주인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는 지난 3일 PI첨단소재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베어링PE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거래 대상은 글랜우드PE가 보유한 PI첨단소재 경영권과 지분 54%다.
양 측이 합의한 가격은 1조2000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쌍방은 보름 내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자 협상 중이다. JP모건이 매각 주관 업무를 맡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베어링PEA 측의 재무 자문사로 참여했다.
베어링PEA는 PI첨단소재의 시장 장악력을 높게 평가했다. PI첨단소재는 지난 2014년부터 전세계 PI 시장에서 1위 사업자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32% 정도로 듀퐁, 가네카, 도레이보다 높다. 성장 청사진이 뚜렷한 점도 베어링PEA가 주목한 투자 포인트다. PI첨단소재는 향후 첨단산업 부문으로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절연용 PI 필름과 바니시를 점찍어뒀다. 두 영역 모두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액체 상태의 PI라 할 수 있는 바니시는 전기차 모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쓰일 수 있다.

베어링PEA는 국내외 대기업들을 제치고 PI첨단소재를 품게 됐다. 거래 초기부터 김한철 한국대표 차원에서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막판 협상 단계에선 PI첨단소재 임직원들에 대한 고용보장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선 본입찰에선 베어링PEA를 비롯해 프랑스 아케마(Arkema), 롯데케미칼, KCC글라스가 참여한 바 있다.
PI첨단소재는 이로써 세 번째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PI첨단소재의 전신은 2008년 설립된 SKC코오롱PI다. 당시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세계적인 PI 필름 회사를 만들자는 일념 아래 50대50 지분율로 합작 회사를 세웠다. 글랜우드PE는 지난 2020년 지분 54%를 약 607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글랜우드PE는 인수한 지 2년 3개월 만에 PI첨단소재를 매각하게 됐다. 2년 전 인수가를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게 되는 셈이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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