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반도체·의료 기기·항공우주 부품 패키징 제조업체인 델폰은 올해 들어 코로나19에 확진된 직원들이 급증하면서 조업 일수가 무려 40% 감소했다. 이에 델폰은 근로자를 대신할 로봇을 속속 도입했다. 현재 10개에 달하는 로봇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로봇 1대가 직원 1명 이상의 몫을 한다는 평가다.
#금속 장비 업체인 아테나는 주중 2교대 근무자를 찾지 못해 지난 18개월 동안 7대에 달하는 로봇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근로자가 3시간 동안 할 작업을 로봇이 30분 만에 수행하자,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인건비가 상승하고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이 하나둘 늘고 있다. 로봇을 개발·제조하는 기업들이 급부상하면서 로봇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자동화발전협회(Association for Advancing Automati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북미에서 작업용 로봇 주문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 팔린 로봇은 약 1만1195대로, 금액으로는 6억4600만달러에 달한다.
앨릭스 시카니 자동화발전협회 부회장은 "농업·건설·소매·숙박을 포함한 모든 산업이 이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로봇을 통해 회사를 더 성공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로봇에 대한 평가는 힘들고 지루하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한다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화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비용 절약에 보탬이 된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
로봇 도입은 산업별로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로봇 산업은 자동차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1분기 북미 지역 내 비자동차 부문 주문 대수 비중이 전체 52%로 자동차 부문(48%)을 넘어섰다. 특히 업종별로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금속이 40%, 플라스틱·고무가 29%, 반도체가 23%, 식품·소비재가 21% 성장했다.
제프 번스타인 자동화발전협회 회장은 "로봇이 사용하기 쉽고 저렴해지면서 모든 산업과 모든 규모 기업에서 지속해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는 로봇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이 더 많아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제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공장 자동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노동력 과잉 공급으로 이어져 미국의 다른 산업들이 실직한 제조업 노동자를 흡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몇 년 동안 임금을 낮출 수 있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로봇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데는 국가 간 경쟁이 한몫하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국가 로보틱스 이니셔티브(National Robotics Initiative·NRI)'를 선포했다. 매년 7000만달러를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해 산업 현장, 가정, 병원 등에서 로봇을 보급한다는 게 목표였다. 이후 NRI는 2.0 버전으로 업데이트됐다. 특히 우주 로봇이나 무인시스템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중국 역시 '863계획(중국첨단기술연구발전계획)'을 통해 로봇 육성을 천명했다. 현재는 '혁신 중국(Innovation China)'이라는 모토로 지능형·차세대 로봇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로봇 관련 ETF들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주요 ETF는 ROBO, IRBO, ROBT 등 3종이다. ROBO(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는 약 13억9000만달러(약 1조7388억원)를 운용하는데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 등 80개 기업에 투자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 2.2%에 그칠 정도로 폭이 넓다.
분야별로는 공장에서 쓰이는 기계 업종에 속한 로봇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한다. 의료 로봇 업체인 아이리듬, 반도체 자동화 업체인 브룩스오토메이션, 3D 프린팅 업체 스트라타시스가 대표적인 투자업체다.
IRBO(iShares Robotics and Artificial Intelligence Multisector ETF)는 운용자산 규모가 ROBO에 비해 작지만 100개 이상 기업에 보다 폭넓게 투자한다. 특히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이미지 컴퓨터 비전 프로세서 업체인 암바렐라, 빅데이터 업체인 스플렁크 등이 주요 투자업체다.
ROBT(First Trust Nasdaq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ics ETF) 역시 100개 이상 로봇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데, 자동화 부품 업체인 젠텍스와 정보기술 성능 모니터링 업체인 다이나트레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하락장에서도 비교적 선전했다. 지난 5월 2일부터 이달 2일(현지시간)까지 한 달간 ROBO는 0.72% 하락했고 IRBO는 0.5%, ROBT는 1.8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종합지수는 1.74% 하락했다.
앞서 마크 케이시 캐피털인터내셔널인베스터 매니저는 한 투자 콘퍼런스에서 "로봇이 세상을 먹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산업용 로봇 이외에도 자율주행 드론처럼 새로운 영역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로봇은 온라인이 디지털화로 바뀌었듯이 물리적인 실제 세계를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도체·의료 기기·항공우주 부품 패키징 제조업체인 델폰은 올해 들어 코로나19에 확진된 직원들이 급증하면서 조업 일수가 무려 40% 감소했다. 이에 델폰은 근로자를 대신할 로봇을 속속 도입했다. 현재 10개에 달하는 로봇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로봇 1대가 직원 1명 이상의 몫을 한다는 평가다.
#금속 장비 업체인 아테나는 주중 2교대 근무자를 찾지 못해 지난 18개월 동안 7대에 달하는 로봇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근로자가 3시간 동안 할 작업을 로봇이 30분 만에 수행하자,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인건비가 상승하고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로봇을 도입하는 기업이 하나둘 늘고 있다. 로봇을 개발·제조하는 기업들이 급부상하면서 로봇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미국 자동화발전협회(Association for Advancing Automati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북미에서 작업용 로봇 주문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 팔린 로봇은 약 1만1195대로, 금액으로는 6억4600만달러에 달한다.
앨릭스 시카니 자동화발전협회 부회장은 "농업·건설·소매·숙박을 포함한 모든 산업이 이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로봇을 통해 회사를 더 성공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로봇에 대한 평가는 힘들고 지루하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한다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화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비용 절약에 보탬이 된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다.
로봇 도입은 산업별로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로봇 산업은 자동차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올해 1분기 북미 지역 내 비자동차 부문 주문 대수 비중이 전체 52%로 자동차 부문(48%)을 넘어섰다. 특히 업종별로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금속이 40%, 플라스틱·고무가 29%, 반도체가 23%, 식품·소비재가 21% 성장했다.
제프 번스타인 자동화발전협회 회장은 "로봇이 사용하기 쉽고 저렴해지면서 모든 산업과 모든 규모 기업에서 지속해서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는 로봇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이 더 많아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제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공장 자동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노동력 과잉 공급으로 이어져 미국의 다른 산업들이 실직한 제조업 노동자를 흡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몇 년 동안 임금을 낮출 수 있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로봇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데는 국가 간 경쟁이 한몫하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국가 로보틱스 이니셔티브(National Robotics Initiative·NRI)'를 선포했다. 매년 7000만달러를 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해 산업 현장, 가정, 병원 등에서 로봇을 보급한다는 게 목표였다. 이후 NRI는 2.0 버전으로 업데이트됐다. 특히 우주 로봇이나 무인시스템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중국 역시 '863계획(중국첨단기술연구발전계획)'을 통해 로봇 육성을 천명했다. 현재는 '혁신 중국(Innovation China)'이라는 모토로 지능형·차세대 로봇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로봇 관련 ETF들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주요 ETF는 ROBO, IRBO, ROBT 등 3종이다. ROBO(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Index ETF)는 약 13억9000만달러(약 1조7388억원)를 운용하는데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 등 80개 기업에 투자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 2.2%에 그칠 정도로 폭이 넓다.
분야별로는 공장에서 쓰이는 기계 업종에 속한 로봇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한다. 의료 로봇 업체인 아이리듬, 반도체 자동화 업체인 브룩스오토메이션, 3D 프린팅 업체 스트라타시스가 대표적인 투자업체다.
IRBO(iShares Robotics and Artificial Intelligence Multisector ETF)는 운용자산 규모가 ROBO에 비해 작지만 100개 이상 기업에 보다 폭넓게 투자한다. 특히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이미지 컴퓨터 비전 프로세서 업체인 암바렐라, 빅데이터 업체인 스플렁크 등이 주요 투자업체다.
ROBT(First Trust Nasdaq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ics ETF) 역시 100개 이상 로봇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데, 자동화 부품 업체인 젠텍스와 정보기술 성능 모니터링 업체인 다이나트레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하락장에서도 비교적 선전했다. 지난 5월 2일부터 이달 2일(현지시간)까지 한 달간 ROBO는 0.72% 하락했고 IRBO는 0.5%, ROBT는 1.8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종합지수는 1.74% 하락했다.
앞서 마크 케이시 캐피털인터내셔널인베스터 매니저는 한 투자 콘퍼런스에서 "로봇이 세상을 먹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산업용 로봇 이외에도 자율주행 드론처럼 새로운 영역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로봇은 온라인이 디지털화로 바뀌었듯이 물리적인 실제 세계를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