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리銀 '자산관리' 힘 준다…씨티銀 DNA 수혈
입력 2022-06-05 17:28  | 수정 2022-06-05 20:06
서울 서초동 GT타워 24층 `TCE 시그니처센터`에서는 13명의 베테랑 PB에게 맞춤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초고액 자산가 관리에 특화해 만든 이 센터 VIP 금고에는 자산가들의 문서와 자산이 보관돼 있다. [이충우 기자]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GT타워 24층에서 한 노신사가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곳은 우리은행이 초고액 자산가 자산관리를 특화해 만든 'TCE 시그니처센터'다. 순수 금융자산만 30억원 이상인 고객을 전담하기 위해 최근 확장 이전했다. 강남 한복판에 1091㎡(약 330평) 규모로 탁 트인 전망을 갖췄지만, '억' 소리 나는 임대료에 오랫동안 공실로 남아 있던 장소다.
초고액 자산가들이 찾는 곳이지만,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가구와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크고 작은 회의실 10곳은 원탁과 서랍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일반적인 응접실 같은 분위기이지만 고객이 금융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는 서랍장에서 금융기기를 꺼내 곧바로 업무를 볼 수 있게 해준다.
핵심 경쟁력은 씨티은행의 핵심이었던 PB 인력 13명이다. 씨티가 작년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하면서 은행권과 증권사들이 서로 데려가기 위해 안달했던 인재들이다.
센터 도면 작업 등 초기 설계까지 참여했다는 김윤희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장은 "우리은행이 이 센터의 층고, 각종 인테리어, 가구 콘셉트 등을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라'며 반영해줘 두 은행 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TCE 시그니처센터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GT타워 24층 `TCE 시그니처센터`에서는 13명의 베테랑 PB에게 맞춤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초고액 자산가 관리에 특화해 만든 이 센터 VIP 금고에는 자산가들의 문서와 자산이 보관돼 있다. [이충우 기자]
김 센터장은 자산관리(WM) 업무 경력이 20년이 넘는다. 씨티은행에서 압구정·잠실중앙지점 등 주요 점포에서 거친 센터장 경력만 11년에 달한다. 초고층 전망을 만끽하며 복도를 따라가니 강남 최대 규모의 금고가 나타났다. 1000개의 크고 작은 금고는 이미 고객들의 금융 문서와 자산으로 꽉 차 있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씨티은행에서 자산관리 전문가를 따라온 고객이 이미 1200명을 넘었다. 이들이 이 센터에 맡긴 자산은 6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금고 숫자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 기준을 봤을 때 이 센터는 중장기적으로 3조원대 자산을 노리고 있다.
김 센터장은 "여기 PB들의 WM 경력이 평균 15년이 넘다 보니 믿고 맡기는 충성고객이 어디든 따라온다"며 "연말까지 고객 자산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B 13명 또한 한창 고무돼 있다. 이제 고객들에게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금융상품을 소개할 수 있어 금융 서비스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씨티은행 내에서는 추천이 불가능했던 상품이다.
센터는 이 같은 기본적인 PB 업무와 함께 PB 업무와 기업·투자금융(CB·IB) 업무를 결합한 종합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센터는 고액 자산가의 꾸준한 관심사인 부동산 매매와 절세·상속 분야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날 만난 한 PB는 "이달에도 부동산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인데 바로 예약이 끝났다"고 전했다.
특히 TCE 시그니처센터는 세대를 아우르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센터장은 "올 초부터 강남 지역에서 입소문을 통해 고객이 증가하고 있는데 젊은 자산가도 많다"며 "연령대에 맞는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된 자산관리센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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