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에서 전기 주택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새로 짓는 건물에 가스로 작동하는 가전기기 설치가 금지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가스를 이용해 고기를 굽는 한국식 고깃집 등의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
LA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LA에서 한국식 바비큐는 끝인가. 가스 스토브 금지가 당신이 즐겨찾는 식당에 의미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LA시의회가 앞으로 LA지역에서 신축되는 주거용, 상업용 건물에서 천연 가스 관련 기기 설치를 금지하는 내용의 발의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최근 LA 시의회는 새로 지어지는 건물의 가스 제품 설치를 금지하고 모두 전기 기기로 대체하도록 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조례안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발효되면 새 아파트와 주택은 물론 비즈니스 신축 빌딩까지 모두 적용된다.
만약 이 발의안이 최종적으로 입법화가 된다면 이르면 내년부터 LA시에서 새롭게 지어지는 모든 건물에서는 천연 가스 관련 제품을 설치 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전기를 이용한 스토브, 건조기, 온수기 등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신축 건물이 아닌 기존 건물 등에서 천연 가스 관련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다. 특히 한국식 고기집과 중식집의 경우 음식을 만들 때 가스 사용이 필수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LA 시의회의 조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리아타운 파크스 BBQ의 총 책임자 라이언 박은 "탁상용 가스 그릴은 우리 한국 음식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것은 음식의 맛과 고기를 굽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고 토로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있는 광둥식 바베큐 전문점 라이스박스의 대표 리오도 "밥을 제외한 모든 메뉴를 가스로 요리한다"며 "가스는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돼지고기 메뉴를 준비하는 데 사용되는 맞춤형 바베큐 오븐에 전원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웍 자체는 아시아 요리에 정말 필수"라며 "가스를 빼는 것은 우리가 더 이상 웍을 사용할 수 없으며 본질적으로 우리의 정체성과 유산을 앗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LA시의 이번 발의안은 니디아 라만(4지구)을 비롯한 미치 오페럴(13지구), 누리 마르티네스(6지구), 마퀴스 해리스-도슨(8지구), 폴 코레츠(5지구) 시의원 등이 공동 발의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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