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토끼소주 이어 박재범 임창정 맞대결…소주 놓고 편의점 각축전
입력 2022-06-05 14:02 
GS25의 팝업 스토어 '지에스 원'에서 판매 중인 원소주 제품(위)과 티셔츠 등 관련 굿즈(아래). [이상현 기자]

편의점 업계가 수제맥주, 와인에 이어 소주 등 이색 주류를 놓고 경쟁에 나섰다. '슬세권(집에서 슬리퍼를 신고 걸어갈 수 있는 상권)'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와 세븐일레븐, CU 등 3사는 증류식으로 제조한 전통 소주를 놓고 올여름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GS25의 경우 최근 가수 박재범이 대표로 재직 중인 원스피리츠와 협업해 팝업 스토어 '지에스 원(GS WON)'을 선보였다. 오는 7월부터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원스피리츠 '원소주'의 후속작 '원소주스피릿'을 전국 GS25에서 독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원스피리츠의 원소주는 최근 MZ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GS25가 지난달 31일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부산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을 때 전날 밤부터 소비자 1000여명이 제품을 구매하고자 몰려들 정도였다.

또 '와인25플러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사전 예약 행사에서도 준비된 수량 1350병이 1분 만에 완판됐다. 이 같은 원작의 인기를 후속작 판매로 이어가겠다는 게 GS25와 원스피리츠의 목표다.
세븐일레븐도 여기에 맞대응하고자 가수 임창정의 전통 소주 '소주한잔'을 오는 7월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소주한잔'은 임창정이 양조업체 조은술세종과 협업한 것으로, 자신의 인기곡에서 제품명을 따왔다.
세븐일레븐은 이에 앞서 지난달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를 단독으로 출시한 바 있다. 원소주 만큼의 인기는 끌지 못했으나, 3주 만에 초도 생산 물량 10만개가 완판될 정도로 화제였다. 임창정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고깃집의 인기 메뉴를 상품화한 제품이기도 하다.
세븐일레븐이 판매 중인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왼쪽)와 '토끼소주'(오른쪽) 모습.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또 미국 뉴욕에서 제조된 프리미엄 한국식 전통주 '토끼 소주'도 최근 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토끼소주 대표 브랜든 힐이 지난 2011년 개발한 것으로, 현재 뉴욕 내 고급 한식당과 음식점 100여곳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토끼소주와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에 힘입으면서 세븐일레븐의 지난달 전통주 매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CU의 경우 연예인과의 전통소주 협업(컬래버레이션)은 없으나 독도소주와 화요, 일품진로, 토끼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 4종을 판매 중이다.
이 가운데 독도소주는 CU가 업계 단독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전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울릉도 소재 CU에서 독도소주를 사오는 것이 관광의 묘미로 꼽혔는데 정식 출시된 뒤에도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병을 돌파했다.
편의점 업계가 전통주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건 소비자들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전통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397억원에서 지난 2020년 627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반면 이 기간 전체 주류 시장은 9조2961억원에서 8조799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을 앞세워 전통주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일부 있지만, 시장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키우는 효과가 분명 있다"며 "전통주 시장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기업들의 진출, 소비자들의 주목이 모두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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